택시요금 올랐는데 미터기는 그대로…곳곳서 기사·승객 '혼란'

입력 2019-02-16 11:18   수정 2019-02-16 11:41

택시요금 올랐는데 미터기는 그대로…곳곳서 기사·승객 '혼란'
첫날 서울택시 7만2천대 중 80대만 미터기 교체…기존요금 결제후 추가금 요구도
서울시 "기사에 요금 안내 교육…이달 말 교체 완료"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성서호 기자 =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서울역까지 택시를 탄 강 모(34) 씨는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요금 1만7천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내렸는데 택시 기사가 경적을 울리며 다급히 불러세운 것이다.
기사는 "오늘부터 택시요금이 올랐는데 미터기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2천원을 추가로 달라고 했다. 강씨는 이에 지갑 속 현금을 건넸다. 그는 "기사님이 차 안에서 요금 인상을 설명해주고는 막상 계산할 때 '깜빡' 한 것 같다"며 "솔직히 추가 요금이 2천원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천원에서 3천800원으로 인상된 첫날인 이날 시내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7만2천대 서울 택시 중 새 요금이 미터기에 반영된 택시가 거의 없어서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미터기 교체 작업을 시작하지만 16일 목표치는 80대뿐이다. 나머지는 여전히 미터기에 기본 요금 3천원이 표시된 채로 시내를 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일단 모든 택시에 새 요금 환산액을 적은 A4용지 크기의 '요금 변환표(조견표)'를 비치했다. 미터기에 기존 요금이 찍히면 기사가 변환표를 보고 새 요금과의 차액을 기기에 손으로 입력하면 승객이 결제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인 데다 방법도 번거로워 기사와 승객 모두 당분간 불편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기자를 태우고 올림픽공원∼광화문을 이동한 50대 택시 기사 A 씨는 "현재까지 받은 손님 5명은 다행히 잘 이해해주셨지만 차가 밀리는 오후에는 짜증을 내거나 추가 요금에 반발하는 손님이 있을까 봐 걱정"이라며 "저희로서는 손님에게 끝까지 설명해 드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대문∼종로를 운행한 택시 기사 정모씨도 "미터기가 완전히 교체되려면 20일은 걸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기본요금이 3천600원에서 4천600원으로 더 큰 폭으로 인상되고, 요금의 10원 단위를 반올림까지 하는 심야에는 더 큰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우선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교체 대상 택시의 주차 공간 문제 때문에 미터기 교체 작업은 평일인 18일부터 본격 시작된다"고 밝혔다. 지 과장은 "이달 28일까지 7만2천대를 모두 교체하고, 이 기간 승객에게 요금 인상 사실을 친절하게 안내하도록 기사분들을 다시 한번 교육하겠다"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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