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요금 오르기 전이나 후나 택시 잡기 어려운 건 같아"
인상 첫날 서울택시 7만2천대 중 80대만 미터기 교체…서울시 "이달말 교체 완료"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성서호 김철선 기자 = 16일 오전 4시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천원에서 3천800원으로 인상됐다.
택시 업계는 요금 인상으로 인한 비판 여론을 우려해 승차거부 근절, 심야 승차난 해소 등을 약속했지만, 늦은 밤 시내 번화가에서는 여전히 택시 잡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17일 오전 1시께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인근 번화가에서는 시민 10여명이 차가 다니는 대로변에 내려와 위태롭게 택시를 잡고 있었다.
20분째 택시를 잡지 못했다는 직장인 주 모(27) 씨는 "택시가 안 잡히길래 길을 건너왔는데, 여기서도 안 잡힌다"며 "주말에 이태원에서 택시 잡기 어려운 것은 요금 오르기 전이나 후나 똑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 모(27) 씨는 "택시를 잡고 회현역에 간다고 하니까 기사가 경기도만 간다면서 탑승을 거부했다"며 "30분이 넘도록 택시가 안 잡혀서 1천원 더 내고 카카오택시를 부르고 있는데, 이마저 안 잡힌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택시 기사들 역시 요금 인상으로 인한 서비스 개선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40년 넘게 택시를 몰았다는 법인택시 기사 김수현(65) 씨는 "기본요금이 800원 올랐다고 평소에 승차 거부하던 사람이 승차거부를 안 하진 않을 것"이라며 "택시 기사 완전 월급제를 하든가, 기본요금을 크게 올려야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요금 인상 첫날인 16일에는 새 요금을 반영한 미터기 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혼란도 있었다.
미터기 교체 작업 첫날인 16일 목표치는 80대뿐이다. 7만2천대 서울택시 대부분은 여전히 미터기에 기본 요금 3천원이 표시된 채로 시내를 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일단 모든 택시에 새 요금 환산액을 적은 A4용지 크기의 '요금 변환표(조견표)'를 비치했다. 미터기에 기존 요금이 찍히면 기사가 변환표를 보고 새 요금과의 차액을 기기에 손으로 입력하면 승객이 결제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인 데다 방법도 번거로워 기사와 승객 모두 당분간 불편이 예상된다.
지우선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교체 대상 택시의 주차 공간 문제 때문에 미터기 교체 작업은 평일인 18일부터 본격 시작된다"고 밝혔다. 지 과장은 "이달 28일까지 7만2천대를 모두 교체하고, 이 기간 승객에게 요금 인상 사실을 친절하게 안내하도록 기사분들을 다시 한번 교육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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