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미르 테러로 인도-파키스탄 관계 급랭…일각선 "보복" 주장

입력 2019-02-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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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미르 테러로 인도-파키스탄 관계 급랭…일각선 "보복" 주장
서로 자국 주재 외교관 초치해 항의…美 "파키스탄 테러지원 멈춰야"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 주)에서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반군의 자살폭탄 테러로 인도 무장경찰 41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하고 있다.
16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날 안보 관련 내각위원회 회의를 한 뒤 파키스탄이 이번 공격을 지원하거나 묵인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모디 총리는 "우리 이웃 국가는 그런 테러로 우리를 약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계획은 현실화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대응"(crushing response)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인도 군 당국에 전권을 부여했다면서 "보안군은 대응의 성격과 시기, 장소를 (자유롭게) 결정할 권한이 주어졌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인도 외교부는 자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를 초치해 공격에 항의했다.
인도 재무부는 파키스탄에 대한 '최혜국'(MFN) 대우를 철회하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모든 외교적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잠무-카슈미르 지역의 중심도시 잠무에선 힌두교도들이 무슬림 주민의 집에 돌을 던지고 차량을 불태우는 등 소요가 발생했고, 수도 뉴델리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에선 파키스탄에 대한 보복을 주장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할 때부터 카슈미르 지역의 완전한 영유권을 놓고 다퉈왔다.
결국, 카슈미르는 파키스탄령과 인도령으로 분할됐지만, 인도령인 잠무-카슈미르에선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주장하는 이슬람 반군의 활동이 계속됐다.
지난 14일 스리나가르 외곽의 한 고속도로에서 중앙예비경찰부대(CRPF) 소속 경찰 2천500여명을 태운 차량 행렬을 노리고 자살폭탄 테러를 벌인 '자이쉬-에-무함마드'(JeM) 역시 이런 반군 단체 중 하나다.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진 이 단체는 수백㎏의 폭발물을 실은 차량을 경찰 버스에 돌진시킨 뒤 터뜨렸으며, 이로 인해 최소 41명의 경찰관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파키스탄이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해 왔다고 주장해 온 미국도 규탄에 동참했다.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파키스탄이 자국 내에서 활동 중인 모든 테러 그룹에 대한 지원과 피난처 제공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들의 목적은 지역 내에 혼란, 폭력, 테러의 씨앗을 심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자국 주재 인도 고등판무관 대행을 초치해 인도 정부 당국자들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항의했고, 샤 메흐무드 쿠레시 외무장관은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인도에 대한 평화적 접근을 언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집권 여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 소속 유력 정치인인 네이물 하크는 "인도 측이 파키스탄을 상대로 제기한 의혹은 선거운동의 일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도 차기 총선은 올해 4월부터 5월까지 치러진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현 여당 연합은 농촌 빈곤 문제 해결 실패의 여파로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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