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약유통 규명에 집중…中여성 '애나' 출국정지
경찰 "빅뱅 멤버 승리, 필요하면 조사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마약류 투약 혐의 등을 받는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직원이 경찰에 구속됐다. 버닝썬 논란이 불거진 이후 구속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버닝썬 내에서 마약을 유통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인 여성에 대해서는 출국정지 조처가 내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버닝썬 직원 A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A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그를 상대로 마약 유통경로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A씨는 다수의 마약류를 투약·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다만 "A씨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부분이 많은 만큼 구체적인 범죄 사실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버닝썬에서 MD로 활동한 중국인 여성 B씨에 대한 출국정지를 신청해 최근 법무부 승인을 받았다.
외국인의 경우 수사상 필요에 의해 출국을 일시적으로 제한할 경우 출국금지가 아닌 출국정지라는 용어를 쓴다.
경찰은 B씨를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경찰은 이튿날 새벽 B씨 동의를 얻어 변호사 입회하에 주거지를 수색했으며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성분 미상의 액체 몇병과 흰색 가루 등을 압수해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언론은 버닝썬에서 '애나'라는 별명으로 일한 B씨가 VIP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B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진 마약 투약과 유통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B씨는 버닝썬 폭행 사건 논란의 당사자인 김모(28)씨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B씨는 17일 고소인 신분으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마약 투약·유통 혐의와 관련 B씨를 추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18일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한 이 대표는 약 10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1시께 귀가했다.
경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경찰관 유착, 마약, 성폭력, 회계구조, 버닝썬의 영업 중단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경찰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과 14일 영업사장 한모 씨와 함께 경찰에 출석해 각종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들의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이 대표는 17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버닝썬이 설립 당시 취지와 다르게 세간에 비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고 이런 상황에서 클럽을 계속 운영하는 것은 버닝썬을 찾아주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클럽을 폐쇄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강남경찰서에서 진행되는 버닝썬과 관련한 수사에 대해 적극 협조하도록 하겠다"며 "동시에 근거 없이 무분별하게 제기되는 일각의 주장에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이 대표에 대해 수사를 마쳤다"며 "추후 수사 진행에 따라 필요할 경우 이 대표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버닝썬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가 이사직을 그만둔 그룹 빅뱅의 '승리'와 관련해 "(조사대상에서 배제됐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순 없다. 필요하면 조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부산지방경찰청에서 강남의 또 다른 유명 클럽 '아레나'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판매책과 종업원, 손님 등 5명을 입건해 조사하는 것과 관련해 "부산청과 연락해 자료 공유를 하고 있다"며 "'MD'라는 직종의 특성상 여러 클럽에 나갈 수 있다. 유통구조를 수사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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