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2018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기억의 연못'이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차세대 젊은 작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가 진주와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며 섬세한 감정선을 표현하는 데 능한 박선희 연출이 진한 드라마를 펼쳐 보인다.
한국전쟁 속 작은 마을에서의 참혹했던 삶을 다룬 이번 공연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3월 1일 시작된다.
이번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전북 임실군 옥정호 인근의 배소고지에서 양민 200여명이 집단학살을 당했던 구술기록을 토대로 창작됐다.
특히 역사의 전면에서 소외된 여성들의 삶에 주목했다.
전쟁을 여성의 목소리로 복기했다는 점과 전쟁 속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낸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극은 전쟁을 다룬 기존 극과 차별화된다.
3명의 여성 캐릭터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만 했던 그 시절과 각기 다른 선택으로 인해 달라져 버린 그 이후의 삶을 그린다.
연극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보여준다.
마을 안에서 무탈하게 지내다 뜻하지 않은 비극으로 인해 한순간 등을 돌려야만 했던, 그럼에도 살아남는 것이 전부였던 그들의 전쟁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며 목격자이자 방관자인 그들과 그들의 후손은 아직 한마을 안에서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연극은 매일 치열하게 각자의 삶 속에서 전쟁을 치르는 모두가 승전보를 남기는 것만을 목표로 삼기보다 가까이에 남은 상처를 충분히 기억하고 애도하길 바라는 뜻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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