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박근혜 배신 논란', 吳 '탈당 이력', 金 '약한 인지도'
黃, 연설회 앞서 칠성시장 미리 방문…"저는 고물상 아들"
(대구=연합뉴스) 이슬기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2·27 전당대회에 도전장을 내민 당권 주자들은 18일 한국당 텃밭으로 통하는 대구에서 당심을 놓고 격돌한다.
당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순) 후보와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 나선다.
전국 책임당원의 3분의 1 가까이 몰려 있는 TK 지역은 이번 전대의 최대 승부처로, TK를 잡으면 당권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각 후보는 앞서 대전에서 열린 충남·호남권 합동연설회에 이은 두 번째 연설회인 만큼 약점은 보완하고 승부수를 띄우겠다며 신발 끈을 조여 매는 분위기다.
황 후보의 경우 이날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의 방송 인터뷰로 촉발된 '배박'(背朴·박근혜를 배신했다) 논란을 어떻게 넘길지가 관건이다.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강한 만큼 '배박 프레임'이 황 후보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황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토론회에 앞서 먼저 움직였다.
오전 10시부터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해 밑바닥 민심을 훑으며 전통 지지층 구애에 공을 들였다.
황 후보는 빨간 목도리에 회색 점퍼 차림으로 칠성시장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 상인들과 악수를 하며 "잘 부탁드린다. 시장이 살아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건넸다.
황 후보는 이어 칠성종합시장상인연합회와 간담회에서 "저는 고물상의 아들로, 어려운 서민과 함께 자란 사람"이라면서 "다른 분들이 전에 다루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저는 반성하는 마음으로 새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황 후보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회의체를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민경제에선 현장이 살아야 하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장에서 정책 방향을 잡겠다"고 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일부 당원들로 인해 우경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대 과정에서도 헌법 가치를 위해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지키겠다"라고 답했다.
오세훈 후보는 그동안 '정치인 박근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친박(친박근혜)계 성향인 황·김 후보와 각을 세워온 만큼 TK 표심과는 다소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 바른정당으로 탈당했던 이력 등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오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 '오세훈을 버리지 말아달라'며 당심에 적극 호소할 계획이다. 탈당은 했지만 지난 20년간 보수의 가치를 위해 싸워온 만큼 한 번 더 믿고 맡겨 달라는 것이다.
오 후보 측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오 후보는 당을 나갔다가 들어왔지만 한 번도 보수를 떠나지는 않았다"라며 "보수의 가치를 지킨 장수를 버리지 말아달라, 이제는 일하고 싶다는 점을 어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재선 의원인 김진태 후보는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 서울시장을 지낸 다른 두 후보와 비교해 인지도가 낮은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김 후보가 앞선 충청·호남권 연설회에선 갈색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후보는 연설회에서 탄핵 당시 당에 남아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는 점을 거듭 부각해 전통 보수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다만 김 후보가 장외집회에서 이끌었던 '태극기 부대'가 제도권 내 정치세력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김 후보는 통화에서 "'당을 지켰던 의리의 김진태'라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반복하면서도 전대 판세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언급할 것"이라며 "이번 전대는 당이 이념도 용기도 없는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다수의 민심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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