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가해자 사과조차 없어…폭행치사 적용해야"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30대 승객이 던진 동전을 맞은 뒤 숨진 70대 택시기사의 유족이 해당 승객을 엄벌해달라고 검찰에 탄원했다.
택시기사 A(70)씨의 아들은 폭행 혐의를 받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승객 B(30)씨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18일 인천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아들은 탄원서에서 "평소 건강하던 아버지는 B씨의 파렴치한 횡포로 충격을 받아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돌아가셨다"며 "하지만 B씨는 사과조차 하지 않고 단순 폭행으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사람을 물리적으로 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것만 폭행치사가 아니다. 70대 노인이 아들뻘도 안 되는 어린 사람에게 온갖 욕설을 듣고 충격으로 사망했다면 이 행위 역시 폭행치사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시는 이 같은 피해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피해자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달 1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B씨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A씨의 며느리라고 밝힌 청원인은 글을 통해 "가해자로부터 최소한의 진심 어린 사과가 전달되기만을 기다려왔으나 최근 우연히 SNS로 가해자의 평화로운 셀카와 면접준비 모습을 보니 기다림은 우리 가족들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고 적었다.
또 "더욱 분통 터지는 것은, 언쟁하다 사람이 쓰러졌음을 보고도 그냥 방치했다는 사실"이라며 "언어폭력과 그에 수반된 거친 행동들 또 이로 인해 연결되는 폭행에 대해 강화된 처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청원 나흘째인 이날 오후 4시 현재 이 글에는 3만220명이 동의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2월 8일 오전 3시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승객 B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A씨 시신을 부검한 결과 A씨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와 말다툼을 하고 동전을 집어 던졌던 B씨를 당시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나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말다툼과 동전을 던진 행위 외 다른 정황이 포착되지 않아 A씨를 석방했다.
이후 추가 조사를 벌여 B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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