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위트 "北美, 2차 회담서 비핵화 단계적 로드맵 교환해야"

입력 2019-02-19 11:59   수정 2019-02-19 15:55

조엘 위트 "北美, 2차 회담서 비핵화 단계적 로드맵 교환해야"
"핵분열물질해체 계획, 선언문에 담아야"…'2차 북미회담 전망' 국회 세미나
"北, 제네바 합의 때처럼 속임수 쓸 수도…'트럼프 vs 민주당' 충돌도 문제"
"트럼프 직감, 기이하게 맞아떨어져…文대통령·김정은이 길 열어줬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김여솔 기자 = 미국 내 대북전문가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위한 단계적 로드맵 교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트 연구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외교안보포럼(회장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고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그림을 한 번에 만들어 낼 수 없다. 북한도 한 번에 모든 시설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혁 "2차 북미회담서 ICBM 주요안건 아닌 걸로 알아" / 연합뉴스 (Yonhapnews)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인 위트 연구원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동향 등을 제공하는 미국 내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www.38north.org)의 공동 설립자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인 지난 1994년 국무부 관료로 1차 북핵위기를 봉합한 제네바 합의에도 관여한 바 있다.
그는 "이번 2차 회담의 합의문에는 북미 관계의 새 장(場)을 쓸 수 있는 문구들과 실질적 '액션 아이템'이 들어가야 한다"며 "북한이 약속만 한다면 핵분열물질 해체 계획도 정상회담 선언문에 분명히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트 연구원은 "2차 회담에서는 1차 회담 때보다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데 양측이 공감하고 있다"며 "어떤 사람은 회담에서 '100쪽에 달하는 비핵과 관련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성공 기준을 얘기하는데, 이는 극단적이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비핵화 합의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합의 체결 자체보다는 실질적 협약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직접 관여한 1994년 제네바 합의도 몇 주 만에 합의를 이뤘지만, 협약을 이행하는 데 문제가 생겨 결국 무산됐다"며 "제네바 합의 때처럼 북한이 어떤 속임수를 쓸 수도 있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합의 이행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고, 수십억 달러의 비용과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위트 연구원은 북미 양국의 협약 이행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 내 정치 상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위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착수,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립 증가, 2020년 대선 선거전에 돌입한 정치 현실과 같은 부정적 요인들이 잠재적으로 결합돼 있다"며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적은 무조건 맹비난하려는 유혹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의 99%를 지지하지 않지만 기이하게도 북한에 대한 그의 직감은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이는 미국 대통령 중에서도, 일반적인 미국 외교 정책 주류에서도 드문 경우"라고 소개했다.
이어 "외부 상황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참여시키는 정책을 확고히 지지하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비교, "오바마는 리스크테이킹(risk taking·위험 감수)을 하지 않았는데 트럼프는 그걸 하는 사람"이라며 "거래의 달인으로서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했다.
위트 연구원은 다만 "오바마가 '디테일 맨'이었다면 트럼프는 대북 관련 몇 가지 원칙만 강조하며 디테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독단적인 성향, 미국 주류 대외정책에서 벗어나려는 경향, 디테일에 집중하지 않는 성향들의 조합 때문에 큰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 결정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만 참여시키고 있고,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볼튼이 뒤에 처져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에 실용적 접근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위트 연구원은 특히 "중요한 것은 비건의 역할과 영향력이 최근 들어 부쩍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비건은 실용적이고 현안 파악에 빠르며 외교정책을 성공시키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미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그는 "향후 북미 협상에서 북한이 제네바 합의 때처럼 속임수를 쓸 경우 미국은 어떤 응징을 할 수 있느냐"는 이수혁 의원의 물음에 "이후 부시 정권은 북한의 속임수를 막으려고 경수로 건설 프로젝트를 레버리지로 활용하기도 했다"며 "속임수를 차단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느냐"는 설훈 의원의 질문에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에 대한 공격은 가능한 시나리오"라면서도 "이러한 선택은 큰 주사위를 굴리는 것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 사용을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추미애 전 대표는 "북한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인식 자체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도 문제"라며 "이번 북미회담에서는 군사적 문제와는 별개로 제재 해제 분야를 교육, 문화 등으로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미 행정부에) 조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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