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장에 옮겨붙은 담뱃불이 건물 전체로…16명 부상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지난해 4월 경기도 오산시에서 '담뱃불 원룸 화재'를 일으킨 30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안은진 판사는 중실화, 중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강 모(37) 씨에게 금고 1년 4개월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강씨는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경기도 오산의 한 6층짜리 원룸 건물에 살던 강씨는 지난해 4월 22일 재활용품 분리수거장 앞에서 담배를 피운 뒤 불똥을 튕겨 털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담배 불똥으로 인해 재활용품 상자에 불이 붙었다. 이어 불은 옆에 있던 침대 매트리스를 거쳐 주차된 차량에까지 번졌다.
불은 결국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된 원룸 건물 전체로 옮겨붙었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를 붙이고 석고나 시멘트를 덧붙이는 마감 방식으로, 화재 시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유독가스가 많이 나온다.
이 불로 건물 4층에 살던 주민이 2년간 치료가 필요한 화상을 입는 등 16명이 다쳤고 20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났다.
재판부는 "주변에 잘 타는 물건들이 없는 곳에서 담뱃불을 끄고 이후 불이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했더라면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씨의 과실이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가 커진 데에는 불이 붙기 쉬운 건물 구조의 탓도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담뱃불로 인한 화재는 총 5천930건으로, 전체 화재 건수의 1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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