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인수 따른 고용불안 우려…사무직도 최근 노조 가입 움직임
노조 18∼19일 쟁의행위 투표 92% 가결…파업시기는 지도부가 결정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대우조선해양 노조원들이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압도적 찬성표를 몰아준 것은 인수합병에 따른 고용불안 심리가 크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가 18∼19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 참여 노조원 92%가 파업에 찬성했다.
쟁의행위 돌입을 묻는 투표가 가결되었다고 해서 당장 총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총파업 돌입 시기는 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는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 등 노조 지도부가 결정한다.
신 지회장은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 직후 "현대중공업 인수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시기를 잡아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일단, 3월 초로 알려진 본계약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잠재적 인수후보자로 거론된 삼성중공업이 지난 11일 인수전 불참 의사를 통보해 일찌감치 인수를 포기하면서 본계약 체결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 지회장은 "동종업계인 현대중공업이 회사를 인수하면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다는 조합원들 인식이 팽배하다"며 "본계약을 저지하기 위해 물리적인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우조선 직원들은 동종업계 세계 1위 기업이면서 세계 조선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현대중공업이 회사를 인수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거제시민들 역시, 수주회복 등 올해부터 막 살아나기 시작한 조선 경기가 인수합병으로 꺾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대우조선 노조는 거제 옥포조선소 생산직 중심이다.
현대중공업 인수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말부터는 고용불안을 우려한 사무직들도 금속노조 가입을 문의하는 등 노조 가입 사례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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