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중심부에 700㎥ 규모 '일본시장'…고객 80% 현지인
매출 6개월새 2.5배…동남아로 日해산물 수출 확산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와 인근 국가에서 일본산 생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도쿄의 부엌'으로 불리는 도요스(豊洲) 수산시장에서 직송한 일본 해산물 매출이 크게 늘고 초밥(스시)집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방콕을 중심으로 일본산 해산물의 인기가 높아지자 인근 미얀마, 방글라데시, 중동 카타르 등의 요식업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수년내에 이들 국가로의 일본산 해산물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방콕 중심부 수쿰비트 지역 쏭로에는 700㎥ 규모의 좁고 길게 이어진 '일본시장'이 있다. 아침 8시. 막 도착한 트럭 2대에서 '전복', 고급횟감으로 꼽히는 '구로무쓰(학명 Scombrops gilberti)'라고 적힌 스티로폼 상자들이 손 카트에 실려 시장으로 운반된다. 시장 운영회사인 'J VALUE'의 엔도 하루오 사장(46)은 "어제 도요스 수산시장을 출발한 펄떡펄떡 뛰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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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작년 6월에 문을 열었다. 한꺼번에 공수하는 방법으로 수송비용을 낮췄다. 얼리지 않고 선도를 유지한다. 이 정도 규모의 일본산 생선이 진열돼있는 시장은 다른 지역에는 없다. '일본시장'은 일본 요리점의 수요를 겨냥, 일본인이 많은 수쿰비트를 입지로 선택했다. 그러나 정작 고객의 80%는 태국 현지인이다. "일본식당의 업무용이 대부분일 걸로 예상했는데 태국인 개인고객이 많은 걸 보고 놀랐다"는게 엔도 사장의 설명이다. 하루 매출액은 반년 만에 2.5배로 늘었다. 200 바트(약 7천300 원)의 회비를 내고 등록한 회원만 1만3천명에 이른다. 작년 말부터 도요스에서의 공수횟수를 주 3회에서 4회로 늘렸다.
시장에서 만난 기업경영자 차일렛왓트(35)는 참치와 성게, 조개를 시장바구니 가득 샀다. "슈퍼에서는 살 수 없는 물건이 많다. (재료를 사다) 집에서 요리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날 6천 뱌트(약 21만 원)어치를 샀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에 따르면 태국에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아이돌의 팬이 많다. 좋아하는 외국 요리로 일본요리를 꼽는 사람이 60%로 가장 많다. 태국 체류 일본인은 7만명이 넘고 1천700여개의 일본 기업이 진출해 있어 곳곳에 일본식당이 눈에 띈다. 이런 호조건에 태국의 국민소득 증가가 박차 역할을 했다. 태국의 가계 가처분소득은 2000년부터 2015년 사이에 1.7배로 증가해 상대적으로 비싼 일본산을 살 수 있는 인구가 늘었다.
JETRO에 따르면 일본식당수는 방콕의 경우 정체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늘고 있다. 수요가 소득중간층과 지방거주자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일본이 단기비자를 면제한 효과도 크다. 일본을 방문한 태국인은 2012년 26만명에서 지난해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방콕 등지에서 일본식당을 운영하는 니포르 문건(47)은 "여행자가 일본에서 맛있는 생선을 먹는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걸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다랑어 뱃살과 연어 알 무한 리필 메뉴를 1천399 바트(약 4만9천 원)에 제공,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값비싼 일본산 해산물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 맞춰 미리 대비하는 곳도 있다. 해산물 수입회사를 경영하는 창스아이 듀앙캄(43)은 "앞으로는 보다 싼 근해산 물고기를 취급하는 중.저소득층 대상 식당이 주류가 될 것"으로 보고 최근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고 있다.
작년 10월 JETRO가 개최한 쏭로의 일본시장 시찰 행사에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카타르 등지의 요식업 관계자가 다수 참가했다. 이들은 시장 운영사인 'J VALUE'사 엔도 사장에게 "인기 있는 어종"과 '매출액' 등을 관심 있게 물었다.
미얀마에서 식품수입업을 하는 일본인 남성은 "아직은 수요가 많지 않지만 몇 년 후에는 일본 해산물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 증가할 것으로 확신하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2017년 경제성장률은 6.4%였다. 고급 식품을 찾는 시민이 늘고 있다.
각국 업자들은 일본산 해산물 수송방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을 허브로 한 냉장유통 대상을 신선식품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라오스의 한 식품업자는 "태국에서 육로로 수송할 수 있어 수송비를 억제하면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JETRO 관계자는 "몇몇 나라에 일본계 슈퍼마켓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동남아시아의 일본산 해산물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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