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 위원장 일문일답…"노사 자율적으로 되면 우선 존중"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김지헌 기자 = 현행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데 노사정이 합의했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가 9차례에 걸쳐 전체회의를 열어 논의한 결과다.
개선위원회의 이철수 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이번 합의는 제 식으로 표현하면 희망과 연대의 신호탄"이라고 표현했다.
이 위원장은 합의에 포함된 근로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도 언급하면서 "이는 탄력근로제가 아니라 근로 전반에 걸친 문제"라며 "이는 앞으로 노동의 중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의 일문일답.
-- 기존처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는 현행처럼 하고, 3개월을 초과하면 엄격하게 보는 것인가.
▲ 그렇다. 기존에 이미 법제화된 안이 2주 이내 탄력근로제와 3개월 이내 탄력근로제가 있다. 이것은 기존 룰대로 그대로 진행한다. 다만 (오늘 합의는) 단위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는 경우의 내용이다. 이제 세 가지의 탄력근로제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 합의안에 있는 '11시간 연속 휴게시간 의무화'는 3개월 이내 탄력근로제에는 해당이 없는 것인가.
▲ 기존 3개월 이내 탄력근로제에는 11시간 연속 휴게시간 의무화가 적용되지 않는다. 단위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11시간 의무 휴식제를 적용한다.
-- 6개월 단위기간 탄력근로제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로 도입한다고 했는데 2주 이하 탄력근로제는 현행처럼 취업규칙으로 정할 수 있나.
▲ 그렇다. 현행법의 3개월 이내 탄력근로제는 손대지 않았다.
-- 임금저하 방지를 위한 임금보전 방안에서 예외로 둔다는 것이 신고 의무인지 과태료 부과인지.
▲ 임금보전 방안은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다만 노사가 임금보전 방안을 도입할 때 노사 합의사항에 포함했을 때는 이를 고용노동부가 제출받을 수 있고 이 경우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제도의 취지는 서면합의 방식을 통해서 근로자 권익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근로자 대표라는 것은 현행법상 과반수 노조의 대표자이거나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다.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가 근로자의 이익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는 사업장 등 실질적으로 근로자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노동계가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노조가 없는 곳에서 (제도가) 남용되는 것을 제일 고민했다. (남용 방지에) 무엇이 필요할까 하는 많은 논의가 있었다.
저희가 선택한 방식은 이를 신고하고 고용노동부가 감독·지도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현장에 새 제도가 연착륙하는 것을 돕자는 취지다. 또 만약 정부가 감독이나 지도할 필요 없이 노사 간에 자율적으로 된다면 우선적으로 이를 존중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합의는 제 식으로 표현하면 '희망과 연대의 신호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노사가 힘을 합쳐서 노동의 미래를 더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는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소위 모니터링을 위한 전담기구도 설치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노동을 존중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의지가 담겼다. 악용될 경우에 대비해서 신고를 받고 보고를 받아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현장을 지원하고 상담하는 적극적 역할도 할 것이다.
-- 현실적으로 근로자 대표가 있는 회사가 많지 않고 회사가 원하면 근로자는 서명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 저희 논의의 범위와 관계되는 질문이다. 근로자 대표의 서면합의는 노동자 보호를 위한 강력한 제도적 장치다. 그런데 현장에서 기능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탄력근로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근로 전반에 걸친 문제다. 앞으로 이 부분이 노동의 중심 주제가 될 것이다. 다만 배보다 배꼽이 클 수는 없다. 탄력근로제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임금저하 방지에 대해 이 부분의 부족함을 메꿔보자는 제도적 시도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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