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에 경쟁력 밀린 유럽, '정부개입 촉구' 목소리 커진다

입력 2019-02-20 16:28  

美·中에 경쟁력 밀린 유럽, '정부개입 촉구' 목소리 커진다
독일·프랑스 "유럽 챔피언기업 만들기 위해 EU 경쟁법 개정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유럽에서 자국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관련 법령을 바꾸고 직접 지원에 나서는 등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는 미국 IT 공룡이나 정부 보조금을 발판으로 급성장하는 중국 기업에 맞서려면 유럽도 정부 직접 개입을 통해 산업 경쟁력 제고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유럽 각국의 정치인들 사이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챔피언 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해 정부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피터 알트마이어 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외국 기업의 인수와 경쟁으로부터 주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전략상 중요한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잠재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트마이어 장관은 "나는 시장경제의 엄청난 지지자"라면서도 "하지만 지금 시장경제는 보조금과 보호주의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부개입을 통해 산업을 육성했으나 1980년대 민영화와 규제 완화를 시작한 이후 개입을 최소화해왔다.
하지만 30년 전만 해도 세계 주요 기업 명단의 다수를 차지하던 유럽 기업이 현재는 중국과 미국에 밀려나자 유럽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미국 IT 공룡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자 유럽에서도 '유럽의 구글'을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자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EU 경쟁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등 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6일 EU 집행위원회가 유럽 철도 산업의 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의 철도사업 합병을 거부하자 '21세기 산업을 위해선 20세기 법규를 고쳐야 한다'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양국은 철도 분야 세계 1위인 중국의 국영기업 중궈중처(中國中車·CRRC)에 맞서기 위한 두 기업의 합병을 지원해왔다.
독일과 프랑스 철도기업 간 합병을 찬성하는 이들은 이 사업이 '철도의 에어버스'라며 기대감을 키워왔다.
1969년 프랑스와 독일의 합작으로 세워진 에어버스는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사로 성장했다.
독일의 일부 관료 사이에서는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합병을 지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도 이런 주장을 반기고 있다.
독일 화학공업협회(VCI) 우츠 틸만 협회장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다른 지역들과의 경쟁에서 독일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산업 정책의 새 시대를 시작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chi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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