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격 완화하고 주택구매·생활보조금 혜택 등 부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인재 이탈과 생산인구 감소라는 어려움에 직면한 중국의 지방 정부들이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면서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20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껏 거주자격 완화, 주택 구매 혜택, 생활보조금 지급 등 인재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은 중국 내 지방정부는 16곳에 달한다.
중국 선전(深천<土+川>)시는 즉시 후커우(戶口·호적)를 취득할 수 있는 기준을 대폭 낮추면서 인재 유치에 나섰다.
중국에서 사회복지, 의무교육, 대입 응시, 차량 등록 등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후커우를 취득해야 한다. 대도시에서 후커우를 취득하기는 여간 까다롭지 않아 지방 정부들은 이를 인재 유치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선전시는 지금껏 대학 졸업자에게 즉시 후커우를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으나, 최근 이를 확대해 직장 재직자, 귀국한 해외유학생, 박사 후 연구원과 그 가족 등도 후커우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서북부 시안(西安)시는 대학 졸업생은 물론 기술학교 등 중등직업학교를 졸업한 사람도 후커우를 취득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투자금을 가지고 창업하는 사람도 후커우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동부의 전장(鎭江)시는 명문대학의 석사나 박사 과정 졸업생이 이주할 경우 3년에 걸쳐 15만 위안(약 2천50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하고, 주택 구매 시 20만 위안(약 3천300만원)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중국 중부지역에 있는 샹양(襄陽)시는 인재 유치를 위해 대학 졸업생이나 퇴역군인이 주택을 마련할 때 공공기금에서 낮은 이자율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지방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인재 유치에 나선 것은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로 인재들이 빠져나간다는 우려와 함께,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출산율 저하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중국의 15∼60세 생산연령인구는 2012년 9억3천700만 명에서 2015년 9억1천100만 명으로 감소했으며, 2025년까지 매년 1천만 명씩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로 인해 인재 유치에 성공하는 지방정부는 거주민 증가를 만끽할 수 있겠지만, 취업 기회와 삶의 질 등에서 뒤처지는 상당수 지역은 노동력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명보는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한 시안시가 지난 2년 동안 100만 명 이상 후커우 취득자를 늘리고, 난징(南京), 허페이(合肥), 청두(成都) 등도 지난해 후커우 취득자를 10만 명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며 "다만 이로 인한 집값 상승 등의 문제는 해결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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