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명 임시 대피소 생활, 나머지 주민은 친척 집 등으로 흩어져
중구 유족·부상자 지원에 힘 쏟아…"상황 수습에 최선"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3명이 숨지고 중·경상자 88명을 낸 대구 도심 목욕탕 화재로 같은 건물에 살던 주민 100여명이 하루아침에 이재민 신세가 됐다.
불이 난 건물은 7층짜리로 1∼2층은 식당 등 상가, 3∼4층은 목욕탕, 찜질방 등이 들어서 있다. 5층 이상은 아파트 107가구가 있다.
이번 화재로 목욕탕이 있는 4층 전기 배전시설 등이 녹거나 훼손돼 위층 아파트 모든 가구에 수도와 전기, 가스 공급이 끊긴 상황이다.
20일 중구에 따르면 이 건물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주민은 149명이다. 이 가운데 33명은 현재 중구가 마련한 임시 대피소 2곳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 주민은 친척 등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이날 오전에도 아파트에서 옷과 이불 등을 챙겨 임시 대피소로 이동하는 주민을 볼 수 있었다.
중구 재난안전대책본부와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등은 피해주민들에게 세 끼 식사와 구호물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심리치료와 건강검사 등도 한다.
이들이 아파트로 다시 돌아가려면 건물안전점검, 내부 소독 등 절차를 거쳐야 해 집으로 돌아가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화재 이후 중구 등이 2차례 실시한 긴급 건물안전점검에서는 중대한 구조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 전기·가스시설 등에 대한 점검결과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대구 7층짜리 건물 사우나 불…2명 사망·부상자 늘어날 듯 / 연합뉴스 (Yonhapnews)
60대 피해주민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구청이 마련한 임시 대피소에서 지낸다"며 "언제까지 이 생활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다"고 말했다.
중구는 이재민 구호 외에도 사망자 및 부상자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날 화재로 이모(64)씨 등 3명이 질식 또는 전신화상으로 숨지고 88명(중상자 4명·경상자 84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가운데 이씨는 무연고자로 드러났다. 빈소는 중구 동산병원 등 2곳에 마련됐다.
부상자들은 중구 곽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구는 이재민과 화재 부상자 가운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차상위 가정 등에 긴급구호비 20만원을 지원했다.
또 장례비용·치료비용 등을 구 예산 등으로 지원하기 위해 법률도 검토하고 있다.
화재 피해를 본 아파트와 상가 수도·가스·전기시설 복구에 구 예산을 우선 투입한 뒤 국가구호기금 등에서 되돌려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불이 난 목욕탕·구둣방 업주가 대인배상 화재보험에 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피해자 손해배상을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다만 목욕탕 업주는 작년 4월 최대 보상금액이 8억4천만원인 대물배상 화재보험에는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구 관계자는 "구청 공무원들이 사망자 가족과 부상자들을 돕고 있다"며 "상황을 수습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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