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美패트리엇 퇴짜…러 미사일 취소요구도 거부"

입력 2019-02-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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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에르도안, 美패트리엇 퇴짜…러 미사일 취소요구도 거부"
아랍매체 "펜스, 전화로 트럼프 요구 전달…에르도안, 거부"
터키 방산청장 "러 S-400, 7월 인도돼 10월 가동"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가 러시아 미사일 도입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패트리엇 공급제안에도 퇴짜를 놨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비공개로 전화 통화를 하고, 러시아산 S-400 미사일 대신 패트리엇을 도입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했다고 아랍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나 펜스 대통령의 요구를 둘 다 거부했다고 이번 통화 내용을 잘 아는 복수의 터키 소식통이 MEE에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 방공미사일 S-400 도입 계약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펜스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또 미국이 최근 전달한 패트리엇 공급조건은 기술이전과 대금 지급 측면에서 터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앞서 미국은 터키에 패트리엇 미사일방어시스템 공급안을 전달하면서 이달 15일을 비공식 답변 시한으로 터키에 제시했다.
이달 16일 펜스 부통령은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터키를 겨냥해 "동맹이 '동방'에 의존하게 된다면 우리는 '서방' 수호를 보장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가 S-400을 도입하면 F-35 전투기 공급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러한 미국의 공개·비공개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18일 남서부 부르두르주(州)에서 열린 행사에서 "'터키의 동맹'은 공동생산이나 재정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패트리엇 공급조건이 터키의 요구에 못 미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터키의 동맹'이 어느 나라인지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터키와 대공 미사일 조건을 놓고 협상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이어 이스마일 데미르 터키방위산업청장도 20일 터키 NTV 채널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S-400 방공미사일) 인도가 7월에 시작돼 10월까지 설치를 끝내고 운용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동 매체들은 서방과 러시아 모두 터키의 지정학적 역할이 필요하므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서방의 압박을 버티며 '양다리' 전략을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은 시리아 내전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 종료, 미국의 시리아 철군이 맞물린 결정적 시기에 대량 난민사태 방지 등 지역안정과 역내 영향력 경쟁에 터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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