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한국은행 임원 출신이 금융결제원장으로 가던 관행이 끊길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금융결제원장 공모에 유력 후보로 예상되던 한국은행 임형준 부총재보 등 전·현직 한은 임원은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이흥모 원장을 포함해 지금까지 금융결제원장은 모두 한은 임원 출신이었다. 원장추천위원회 등 절차가 있지만 사실상 한은 임원 출신이 가는 자리로 여겨졌다.
이는 금융결제원과 한은의 특수관계에서 비롯됐다. 금융결제원이 국가금융 공동 전산망을 운영하며 지급결제를 담당하다 보니 중앙은행인 한은과 업무상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서다. 이런 배경에서 한은 총재는 사원총회 의장을 맡고 있다.
최근엔 이를 두고 금융결제원이 한은 재취업 창구가 됐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늘었다.
지난해 한은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렇게 지적하며 "자구노력과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노조도 강하게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조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가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했다.
이들은 14일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성을 무시한 낙하산 인사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추천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금융결제원뿐 아니라 한은 노조까지 이에 가세했다.
결국 임 부총재보도 지원을 강행하면 조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5월 임기가 끝난다.
금융결제원은 1986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지급결제전문기관으로, CD공동망 등 지급결제 시스템과 공인인증 등 금융분야 핵심인프라를 구축·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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