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노조 "일부 부서 찬성률 높지 않지만 파업 의지 견고"
대우조선 노조 "매각 철회라는 목표의식 공유해 공동투쟁에 문제없어"
(거제·울산=연합뉴스) 김근주 박정헌 기자 = 대우조선해양 매각·인수 추진을 두고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노조 모두 반대 의견을 피력하며 파업을 가결했으나 온도 차를 보인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은 물론 지역경제까지 붕괴할 우려가 있다며 매각 철회를 위한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중 노조도 파업에 동의했으나 찬성률이 50%대에 그쳐 90%를 넘은 대우조선 노조와 비교하면 훨씬 낮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가 지난 18∼19일 이틀간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5천611명 중 5천24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4천831명(92.16%)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반대는 327표(6%)에 불과했으며 이에 노조는 파업돌입 시기를 노조 지도부에 일임했다.
현대중 노조도 지난 20일 열린 파업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분할사 포함 1만438명) 중 반수를 겨우 넘긴 51.58%가 파업을 찬성해 가결했다.
양측 모두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 때문에 실직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은 공유하고 있으나 대우조선과 다르게 현대중 노조는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파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셈이다.
대우조선 매각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대우조선 노조는 90%가 넘는 압도적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하고 중식집회를 여는 등 투쟁 열기를 높이고 있다.
또 대우조선지회 가입이 금지된 사무직군도 금속노조 경남본부에 노조원으로 직가입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등 전체 구성원이 강한 투쟁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중 노조는 아직 중식집회와 같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중 노조는 구조조정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일부 부서의 반대표가 높은 찬성률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파업 의지는 견고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중 노조 관계자는 "대우조선과 중복 업무 노동자들은 합병을 앞두고 위기감이 크지만, 합병과 상관없는 부서는 상대적으로 인수에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전체 조합원 의지는 파업 가결로 드러난 만큼 인수 반대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조도 비록 양 노조가 파업에 대한 온도 차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틀에서 구조조정 우려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보조를 맞추는 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대중 속사정을 정확히 몰라 여기에 대해 언급하기 조심스러우나 인수 주체인 만큼 우리보다 걱정이 덜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그렇더라도 매각 철회라는 같은 목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확실한 만큼 공동투쟁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노조는 현재 향후 투쟁 방향과 총파업 시기, 협력 방식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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