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보수적인 발칸 반도의 나라 세르비아에서 첫 여성 총리의 동성 파트너가 아이를 출산했다고 B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리실은 아나 브르나비치(43) 총리의 동성 파트너 밀리차 즈루지치가 인공 수정을 통해 '이고르'라는 이름의 남자아이를 출산했으며, 아이와 산모 모두 건강하다고 전했다.
마케팅 전문가 출신인 브르나비치 총리는 수도 베오그라드의 한 술집에서 의사인 즈루지치를 만났다.
총리실은 이에 대해 "(총리 재임 중) 동성 파트너가 출산한 세계 첫 사례"라고 밝혔다.
브르나비치 총리는 지난 2017년 6월 의회의 인준 표결에서 찬성 157표, 반대 55표로 임명됐다.
동성애 혐오증이 만연한 세르비아에서 여성이자 성적 소수자인 총리가 임명된 것은 이정표적인 사건으로 평가됐다.
세르비아는 국민 대다수가 보수적인 동방정교회 신자로,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헌법 역시 결혼의 주체를 남녀로 규정하고 있으며, 동성 커플은 아이를 입양할 수 없다.
그러나 인권 운동가들은 성적 소수자인 브르나비치 총리가 정작 세르비아의 성소수자 권리를 강화하는 데에는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르나비치 총리는 2017년 베오그라드의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세르비아의 동성 결혼 합법화를 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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