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광주 상생 2탄' 소상공인 위한 지역 화폐 내달 출시

입력 2019-02-24 08:00  

[통통 지역경제] '광주 상생 2탄' 소상공인 위한 지역 화폐 내달 출시
'광주형 일자리' 이은 '광주 상생카드'… 수수료 면제·할인 적용
"애향심 기대선 안돼…시민참여 유인책, 관광객 타깃 전략 세워야"


[※ 편집자 주 = 글로벌 경제의 침체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구조 혁신과 활력 도모는 급박한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중앙 정부의 거시적·전략적 접근 외에 지방의 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연합뉴스는 전국의 광역·기초 단체는 물론 지방 경제 주체들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 산업 육성, 소단위 동네 경제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한 크고 적은 노력을 소개하는 연중 기획물 '통통 지역경제'를 매주 일요일 송고합니다. 다음 세대에 넉넉한 한국을 남기겠다는 바람을 담겠습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지난해 7월 이용섭 광주시장은 취임 후 첫 간부회의에서 이런 하소연을 했다.
"미장원 아주머니는 번 돈으로 목욕탕에 가고, 목욕탕 아저씨는 빵집에 가고, 빵집 아저씨는 그 돈으로 지역 슈퍼마켓에 가면서 돈이 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대기업, 온라인 거래, 프랜차이즈가 영역을 넓혀가는 유통 구조에서 전국 각지 돈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 차단을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도 했다.
이렇게 태동한 지역 화폐는 시민 공모를 거쳐 '광주 상생카드'로 명명돼 다음 달 중순 출시된다.
강원 상품권, 인천e음에 이어 광역 단위로는 3번째 지역 화폐다. 기초단체에서는 이미 60여곳이 상품권, 카드, 모바일 형태 등의 지역 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고용의 노사 상생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는 광주시로서는 소상공 분야로 상생의 실험 영역을 넓히는 셈이다.
상생카드는 체크 카드와 5권종(3만·5만·10만·20만·50만원) 선불카드 형태로, 광주은행 각 지점과 온라인 배송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광주 외 지역에선 사용할 수 없고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유흥업소 등에서도 쓸 수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름처럼 지역 소상공인과 시민의 상생을 지원하는 의미로 출시하는 만큼 큰 혜택을 바라기보다는 애향심을 갖고 활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상생카드는 연 매출 규모에 따라 0.5∼1% 적용되는 결제 수수료가 면제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광주 서구 풍암동 한 서점 주인은 "장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카드 수수료가 얼마나 되는데 집착하느냐고 하지만, 단 몇푼이라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상인들에게는 경제적, 심리적으로 큰 힘이 된다"며 "손님이 지갑을 열면 상생 카드로 결제하는지 지켜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생카드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주시는 일단 연간 1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140억원은 광주시와 자치구 등 공공기관 시상금, 포상금, 복지 포인트 등으로 소진할 방침이다.
나머지 금액이 문제다. 애향심에만 기댔다 여의치 않을 경우 공공기관 직원들만 애꿎게 실적 채우기에 동원되거나 '1인 1카드 갖기' 등의 캠페인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유인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시는 광주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할인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가령 할인율 5%를 적용하면 9만5천원으로 10만 원권 선불 카드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수수료 면제, 할인 적용 비용은 국비와 시비 각각 16억5천여만원에 은행 지원비를 더한 34억5천만원으로 충당한다. 체크카드는 할인 혜택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삼 광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 "시민 입장에선 시중 체크카드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하고 "지역 특수성을 살리면서 유인책도 충분히 논의해야 했는데 그동안 은행과의 협의에만 치중한 듯한 인상"이라고 말했다.
김진이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절반 할인'에 대해 "초기에 감당하기 어려운 할인율을 적용했다가 발생할 수 있는 재정적 부담을 고려하지 않았겠느냐"고 해석하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광주 비엔날레,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등 광주가 가진 문화 자원에 대한 이용 혜택을 늘려 관광객도 늘리고 카드 사용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윤정호 광주은행 카드사업부 팀장은 "상생카드 활성화는 애향심에 호소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지적을 잘 알고 있다"며 "슈퍼마켓, 편의점, 미용실, 주유소 등 동네 상권에서 사용할 경우 캐시백을 지급하는 등 유인책을 지속해서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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