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시 관계자 "플랫폼 공사 덜 끝나…표지복원 소식 있으면 공지"
(하얼빈=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안중근 의사가 일제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 기차역이 확장공사 후 재개장했지만, 과거 안 의사의 거사 지점에 있던 표시는 아직 복원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연합뉴스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2015년 공사에 들어갔던 하얼빈역은 지난해 12월 재개장했지만, 공사를 이유로 철거된 '거사 표식'이 재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얼빈역사 일부에서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기차를 타고 내리는 플랫폼에는 이미 바닥재 설치공사가 완료됐고 승객들의 통행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중국은 과거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하얼빈역 1번 플랫폼에 '안중근 격살 이등박문 사건 발생지'라고 쓰고 사건 발생일인 1909년 10월 26일을 표시한 안내판을 걸었다.
또 바닥에는 안 의사가 총을 쏜 지점에 색깔이 짙은 타일로 삼각형 모양, 이토가 쓰러진 지점은 사각형 모양으로 표시했다.
귀빈용 대합실 일부를 개조한 200㎡ 규모 기념관에는 안 의사의 생애와 거사 과정 등이 전시됐고, 기념관에서 플랫폼 쪽으로 난 유리창을 통해서는 거사 지점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 문을 연 역사의 1번 플랫폼에는 사건발생지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걸리지 않았고, 바닥에도 기존의 삼각형이나 사각형 표시가 없는 등 안 의사 관련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역무원에게 문의 결과 "예전 역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안중근 관련 표시 등이 모두 없어졌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얼빈시 관계자는 "안중근 관련 표시 등은 현재 없다. 플랫폼 공사가 아직 덜 끝났다"면서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말할 수 없지만, (복구 등) 관련 소식이 있으면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기념관이 있던 부분은 여전히 내부 공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그곳에 있던 전시물은 인근 조선민족예술관에서 임시로 전시되고 있다.
중국 측은 공사 마무리 후 기념관을 재개관할 때 거사 안내판 설치 등도 함께하겠다는 기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인 방침과 시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기념관이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재개관에 맞춰 저격지점 바닥표시와 안내판 등이 다시 설치될 수 있도록 한국 측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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