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 3·1운동 특별전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
독립선언서·임시의정원 태극기 등 자료 200여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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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나는 원래 우매한 농민으로 사회활동은 아는 바 없으나, 3척 동자는 물론 노상의 걸인일지라도 독립만세를 부르는 이때에 즈음하여 4천년 이래의 역사를 지닌 민족으로서 어찌 만세를 외치지 않을 것인가."
황해도에 사는 36세 농민 김명성은 1919년 3·1운동에 참가해 종이로 만든 태극기 23개를 마을 시장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만세를 불렀다는 이유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자 상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권을 침탈한 일제의 부당한 지배에 저항해 자주독립을 요구한 3·1운동은 김명성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속에 맺힌 한과 응어리가 일제히 분출한 사건이었다.
한국 근현대사 전문 문화기관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국가기록원,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100년 전 평범한 사람들이 품은 독립을 향한 열망을 조명하는 특별전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을 22일 개막한다.
이번 특별전은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정부가 펼치는 다양한 문화행사 중에서도 규모와 의미 면에서 손꼽히는 자리라 할 만하다.
기미 독립선언서, 1919년 조선총독부 고등법원 판결문, 임시정부가 펴낸 기관지 '독립신문', 신한청년당 기관지인 '신한청년' 창간호, 기독교계 대표 11명이 서명한 '대한국 야소교회 대표자 호소문' 등 자료 200여 점이 공개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1층과 3층 기획전시실, 부출입구를 한 가지 주제 특별전으로 꾸미기는 처음이다. 전시 기간도 길어서 9월 15일까지 약 7개월 동안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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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간담회에서 주진오 관장은 "위대한 독립운동가, 영웅, 지도자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민초를 주목하고자 했다"며 "100년 전 독립을 염원한 사람들의 마음과 정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3·1운동을 다룬 1부 '1919년을 가슴에 품다', 임시정부에 초점을 맞춘 2부 '임시정부 사람들 조국을 그리다', 해외에서 독립을 위해 노력한 한인들의 흔적과 후손 모습을 살피는 3부 '고향, 꿈을 꾸다'로 나뉜다.
1부 전시 공간은 3층 기획전시실. 입구에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한 일제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에서 인물사진 700개를 뽑아 만든 높은 패널을 세웠다.
안으로 들어가면 독립선언서 의미와 3·1운동 확산 양상을 보여주는 자료를 비롯해 시위를 막으려 한 조선총독부와 친일파의 경고문, 훈시가 진열됐다.
1919년 3월 5일 학생 시위를 주도한 한위건, 순종에게 복위를 청하는 상소를 올린 류준근, 독립을 청원하는 '대일본장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한 유학자 김윤식, 임시의정원 강원도의원으로 선출된 서화가 김진우, 남편을 잃은 제암리 주민 전동례, 2·8독립선언에 참여한 여학생 김마리아, 충주에서 만세운동을 계획한 교사 류자명 등 3·1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다양한 인물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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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기획전시실에 꾸민 2부는 박물관이 소장한 등록문화재 제395-1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로 시작한다. 김붕준·노영재 부부가 바느질해 제작했다고 전하며, 1920년대 임시정부와 임시의정원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독립신문을 바탕으로 임시정부 활동을 분석하고, 다채로운 시각 자료로 임시정부 요인들이 중국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설명한다. 상하이에서 충칭까지 이동한 경로, 임시정부에 참여한 인물의 면면도 알려준다.
유물 중에는 박은식이 집필한 역사서 '한국독립운동지혈사', 임시정부가 국제연맹에 제출하려고 만든 조일관계사료집, 임시정부 시민증이 눈길을 끈다.
야외 부출입구에 마련된 3부는 사진작가 김동우가 중국,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에서 촬영한 사진과 설명문으로 구성했다.
박물관 앞쪽 역사마당에도 3·1운동과 임시정부를 주제로 제작한 대형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3·1운동과 임시정부 기록이 가진 힘과 감동을 국민과 나누고 싶다"며 "대한민국의 심장인 광화문에서 독립을 외친 이들의 뜨거운 마음을 가슴에 담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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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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