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6] 호텔비부터 경호, 미디어센터까지…싱가포르서 '벤치마킹'

입력 2019-02-21 17:22   수정 2019-02-21 17:27

[북미회담 D-6] 호텔비부터 경호, 미디어센터까지…싱가포르서 '벤치마킹'
1차회담 비용, 싱가포르 정부가 北측 호텔비 등 133억5천만원 지출
2차회담도 '호스트 국가'인 베트남이 부담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정부가 1차 정상회담을 개최했던 싱가포르로부터 각종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주최 측 입장에서는 북한 대표단의 호텔비·경호비·교통비 등 체류비 문제와 경호, 언론 대응 등 세 가지를 '3대 난제'로 꼽을 수 있는데, 베트남이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게 외신들의 전언이다.
알자지라는 21일 싱가포르의 한 대학교수 인터뷰를 인용해 "베트남은 싱가포르의 1차 회담경험을 토대로 2차 회담을 좀 더 쉽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싱가포르는 분명 베트남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2차 회담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만큼, 북한 대표단의 체류비를 '기꺼이' 부담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작년 6월 1차 회담이 끝난 뒤 "회담 개최를 위해 우리가 부담한 실제 비용은 총 1천630만 싱가포르 달러(133억5천만원)이며, 경호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출비용의 총액만 공개하고, 구체적인 사용 명세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외신들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싱가포르 정부가 북한 대표단의 세인트리지스호텔 숙박비와 교통비 등 체류비용을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세인트리지스호텔의 최고급 룸인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숙박해 하루 숙박료가 1만2천 싱가포르 달러(982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샹그릴라호텔 숙박비 등 체류비를 자체 부담했으며, 미국 정부는 북한 대표단의 호텔비용을 대납할 의사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싱가포르 일부 국민은 정부가 회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두고 불만을 제기했으나, 마케팅 전문가들은 싱가포르가 비용 대비 10배가 넘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이 때문에 이번 2차 회담에서도 베트남이 북한 대표단 체류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처음부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의 국가 위상 제고와 경제발전 등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회담 유치에 공을 들였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2차 회담 개최지 선정 후 "우리의 국제적인 역할을 발휘해 '베트남'이라는 말이 울려 퍼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인만큼 1차 회담때와 마찬가지로 숙소와 회담장 선정부터 이동경로에 이르기까지 '철통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차 회담 당시 싱가포르 정부는 북미 양국 정상의 숙소와 회담장 주변, 이동 동선을 따라 5천여명의 보안요원을 배치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경호작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세계 최강의 용병' 중 하나인 네팔 구르카 족 전사들을 경호에 투입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회담이 이뤄진 센토사섬 주변에 군함을 배치하고, 상공에는 헬기를 띄워 육·해·공으로 모든 위험 가능성을 차단했으며, 회담이 시작된 뒤에는 선박 통행금지와 비행 금지구역까지 설정했다.
베트남 정부 역시 북미 양국과 함께 싱가포르의 경험을 토대로 경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베트남은 2차 회담을 위한 취재지원 역시 1차 회담을 토대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1차 회담 당시 F1 피트 빌딩에 국제미디어센터(IMC)를 설치했고, 전 세계에서 몰려온 취재진 3천여명을 수용했다.
이번 2차 회담에도 최소 2천500명 이상 취재진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베트남 정부는 기자들을 위한 온라인 등록 사이트를 개설하고, 우호문화궁전에 국제미디어센터를 설치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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