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21일 영국이 EU와 합의 하에 EU를 탈퇴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융커 위원장은 영국이 합의에 따라 질서 있게 EU를 탈퇴하지 못하면 영국은 물론 EU도 경제적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브뤼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만나 논란이 되는 브렉시트 합의문의 국경문제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해 논의한 융커 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 경제사회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할 수 없으며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영국은 물론 유럽대륙에 경제적, 사회적으로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그래서 나는 그런 최악의 경우를 피하는 길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이 문제(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는 것)에 대해서 나는 매우 낙관적이지는 않다"면서 "영국 의회에서 표결할 때마다 다수가 반대하고, 다수가 찬성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과 메이 총리는 전날 회동을 마친 뒤 내놓은 공동발표문에서는 회동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으나 논란이 되는 안전장치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다만 두 지도자는 수일 내 다시 만나기로 해 추가 논의의 길은 열어 뒀다.
한편, 작년 11월 EU와 영국이 체결한 브렉시트 합의문에서 양측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통과시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단일 관세동맹에 잔류시키기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영국 의회에서는 안전장치 적용 기간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을 경우 영국이 EU 관세동맹을 탈퇴하고 싶어도 탈퇴할 수 없어 EU에 계속 종속된다며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동의에 반대하며 브렉시트 합의문을 수정하는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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