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기후변화 휴업 촉발한 스웨덴 여고생 EU서 연설

입력 2019-02-21 21:56   수정 2019-02-21 22:32

고교생 기후변화 휴업 촉발한 스웨덴 여고생 EU서 연설
"EU, 2030년까지 CO2 배출 현 계획보다 2배 줄여야"
"기후변화 실패하면 정치인들 최대 악당으로 기억될 것"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스웨덴 출신 여고생 기후변화 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16)가 21일 브뤼셀을 방문, 유럽연합(EU)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툰베리는 작년 8월부터 매주 금요일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의회 앞에서 정부에 기후변화에 맞선 싸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작년 12월 폴란드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총회에서 각 나라 정부와 정치권에 기후변화 대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 큰 박수를 받았다.
또 툰베리의 영향을 받아 지난 6개월간 브뤼셀을 비롯해 시드니, 베를린, 헤이그, 런던 등 전 세계 도시에서 수만 명의 고등학생이 기후변화 시위를 벌여왔다.
그는 EU 회의 연설에서 기후변화 해결에 실패한 정치인들은 전 세계를 재앙에 이르게 한 "역대 최고 악당들로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연설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내로 제한하도록 한 파리기후협정에 EU가 제대로 기여하려면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수준에서) 80%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EU가 추진하는 계획보다 약 2배 더 야심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EU 28개 회원국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지난 1990년 수준에서 40% 감축하기로 서약했으며 EU 관리들은 이를 45% 감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 제공]
그는 또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 간 패널(IPCC)이 지구의 기온이 3~4℃ 상승하는 쪽으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한 것을 언급하며 전 세계적인 대혼란을 피하기 위해선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대전환을 준비하기 위해 아직 10년의 시간이 있다며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하면, 우리의 모든 성취와 진전은 수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지도자들의 업적은 인류역사상 가장 큰 실패작이 될 것"이라면서 "그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대 최대의 악당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연설을 끝냈다.
툰베리는 연설을 마친 뒤 브뤼셀에서 고등학생을 주축으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7주째 이어진 기후변화 시위에 동참해 시위를 벌였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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