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2000년대 초반 러시아와 체결한 아조프해 관련 협정을 조만간 파기할 계획이라고 파블로 클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클림킨 장관은 이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며 협정 파기 계획을 공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흑해와 아조프해, 케르치 해협 등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훼손했다며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한 바 있다.
뒤이어 지난해 11월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무력으로 나포한 사건 이후 아조프해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증폭됐다.
지난 2003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체결된 '아조프해와 케르치 해협 이용 협력에 관한 조약'은 아조프해를 양국이 동등한 권리를 행사하는 내해(內海)로 규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이 케르치 해협을 통한 아조프해로의 자국 선박 운항을 방해하면서 양자 조약과 국제해양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우크라이나 남부의 크림반도와 러시아 타만반도 사이에 위치한 케르치해협은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길이 약 41km, 너비 4∼15km의 해협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아조프해 협정을 파기할 경우 해당 해역에서의 양국 간 충돌이 더 잦아지는 것은 물론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고조된 양국 갈등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유럽기업인협회와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 선박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표들을 끌어들여 케르치 해협을 불법으로 통행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라브로프는 "현재 그들(우크라이나 지도부)은 아무런 조회도 없이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러시아 측이 제공하는) 수로 안내인도 없이 해협을 불법으로 통과하려는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와 함께 케르치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나토 회원국들에 대표단을 우크라이나 선박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