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웨이에 유화발언…"선두기술 막을 생각 없어"(종합)

입력 2019-02-22 14:10  

트럼프, 화웨이에 유화발언…"선두기술 막을 생각 없어"(종합)
화웨이, 캐나다에 투자 확대 '당근' 제시
SCMP "멍완저우, 이르면 4월께 풀려날 수도"

(서울·홍콩=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공세를 높여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화웨이에 유화적인 발언을 해 그 의중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5G 사업에서) 미국 기업들은 노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나는 미국이 지금 더 선두에 있는 기술을 막는 방법이 아닌 경쟁을 통해 이기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화웨이에 유달리 유화적인 발언을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릴 장치)가 설치된 자사 통신장비를 통해 기밀을 빼돌릴 수 있다는 이유로 동맹국들에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도록 촉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돌연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태도를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미국 무선통신망에 중국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당장 서명하진 않을 것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행정명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아직 공식 발표되진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화웨이를 '협상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 포석을 깔아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별개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화웨이 장비에 대한 안보 우려를 드러내며 주변국의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만약 어떤 나라가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고 거기에 중대한 정보를 넣는다면 우리는 그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며 "우리는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영국은 화웨이 장비가 악의적 스파이 행위에 사용됐다는 증거는 없으며 화웨이 장비 사용에 따른 보안 위협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혀 미국과 결을 달리했다. 뉴질랜드 정부도 5G 사업에 화웨이를 아직은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량화(梁華)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이날 캐나다 토론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웨이 장비에 대한 캐나다 정보의 안보 우려를 불식하는 한편 캐나다에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량화 의장은 독립적인 법률 해석을 받아본 결과 중국법 상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를 설치하도록 중국 정부가 강요할 수 없으며 그런 요청이 있다고 하더라도 화웨이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량화 의장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캐나다 인력을 20% 늘려 200명 충원할 것이며 캐나다에 연간 연구 지출을 2천500만 캐나다 달러(213억원) 가량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화웨이 매출이 작년보다 169억 달러 증가한 1천254억 달러(141조1천500억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멍 부회장이 작년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되자 멍 부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현재 캐나다 법무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멍 부회장이 이르면 4월께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혁신발전전략연구소 연구원이자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부교수인 셰마오쑹은 전날 한 포럼에서 "미국과 중국의 긴장 관계가 앞으로 수개월 내 완화할 것"이라며 "멍완저우 부회장도 4월이나 5월께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캐나다를 압박하기 위해 캐나다 시민 2명 등을 구금한 것도 멍 부회장 석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 워싱턴에서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앞으로 3개월 안에 추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관계가 예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에 부과했던 관세를 대부분 철회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chi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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