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100주년 맞아 항일 학교유적지 발굴ㆍ표지판 설치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경기도교육청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립운동의 숨결이 그대로 남아있는 학교 유적지를 발굴하고 나섰다.
23일 경기도교육청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특별추진위원회(이하 3·1운동 100주년 특위)에 따르면 3·1운동 100주년 특위가 그동안 찾아낸 항일 독립운동 학교 유적지는 10곳 정도 된다.
안성 양성초등학교는 1919년 3월 11일 당시 양성공립보통학교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독립 만세시위를 전개한 곳이다.
당일 오전 11시께, 양성면 출신 보성전문학교 학생이자 독립운동가인 남진우 선생은 양성공립보통학교를 찾아가 일본인 교장의 만류를 뿌리치고 한국인 교사, 학생들과 함께 만세를 외쳤다.
이날 전개된 독립 만세시위는 이후 1919년 4월 1일 일어난 원곡면, 양성면 독립 만세시위의 시작점이 됐다.
남 선생은 이후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대한민국 정부는 2005년 남진우 선생에게 대통령 표창을 추서했다.
군청 건물이 있었던 안성초등학교 부지에선 1919년 3월 30일 안성군 주민 1천여명이 독립 만세시위를 전개했다.
당일 오후 7시부터 100여명의 군민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시위를 전개했고, 곧 1천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당시 안성경찰서 앞까지 시위한 뒤 면사무소로 이동해 면사무소를 파괴하기도 했다.
성남 낙생고 역시 191년 3월 27일 주민 1천여명의 만세 소리가 가득 메워졌던 유적지이다.
시위 군중들의 숫자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과격한 양상으로 진행되지 않아 일본 헌병들과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기록됐다.
이밖에 현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수원고등농림학교 학생 운동지), 장현초, 광주초 등에선 1919∼1926년 독립 만세시위, 일본인 목수의 한국인 학생 구타 사건, 일본인 교사의 민족차별 행위 등을 이유로 학생들의 동맹 휴학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사례가 도내 학교 120여곳에 '잠자고' 있을 것으로 보고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 발굴과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는 작업을 연중 사업으로 벌일 계획이다.
또 유적지 소재 학교 및 인근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립운동 역사 교육 및 선조들의 정신과 뜻을 기억하고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생 주도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당장 오는 27일에는 1919년 3월 26일 주민 1천여명의 만세시위가 일어난 현 송산초 담장에 독립운동 시위장소를 밝히는 안내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박태준 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평화교육 담당 사무관은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 현장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동네, 우리 학교에 있다는 점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학생들도 역사를 교과서가 아닌 몸소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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