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론자들 우려…"관광산업에 악영향" 비판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가 코끼리 사냥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보츠와나의 내각 위원회는 코끼리 사냥 금지의 해제를 권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모크위치 마시시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코끼리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도태를 허용하고 코끼리 고기로 통조림을 만들어 애완동물의 먹이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보고서는 사냥 금지를 해제하는 효과에 대해 "농촌 사회가 야생동물에 의한 재산 파괴와 인명손실이라는 부정적 측면에 더는 집중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에서 코끼리 개체가 가장 많은 나라로 약 13만 마리가 공원 등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보츠와나 국회의원들은 코끼리 숫자가 생태계를 고려하면 너무 많고 농사를 소규모로 짓는 농부들에게 문제가 된다고 주장한다.
마시시 대통령은 취임 두 달 만인 작년 6월 코끼리 사냥을 금지하는 정책을 재검토하는 위원회를 만들었다.
마시시 대통령은 지방개발부 장관이 주도한 보고서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의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끼리 사냥이 허용되면 직전 정부가 4년 전 만든 정책을 뒤집는 것이다.
이안 카마 전 대통령은 2014년 코끼리 개체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사냥을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현 정부가 코끼리 사냥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아프리카의 환경보호 전문가 덱스 코체는 AFP에 "보츠와나 경제는 다이아몬드와 관광산업으로 번창하고 있다"며 "이것(코끼리 사냥 허용)은 보츠와나의 관광산업 이미지에 큰 해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코끼리 개체는 약 41만5천 마리로 지난 10여년 동안 20%(약 11만 마리)나 줄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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