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김 "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언…北 핵보유국 인정도 원해"

입력 2019-02-23 12:35   수정 2019-02-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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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김 "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언…北 핵보유국 인정도 원해"
美서 공개 강연…비핵화 추진하는 北의 압박수단으로 '핵보유국' 거론한 듯



(워싱턴·팰로앨토=연합뉴스) 옥철 이해아 백나리 특파원 = 지난해 북미협상에 깊이 관여했던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북한이 원하는 사항으로 제재 해제와 종전선언 등을 비롯해 핵보유국 인정을 거론했다.
김 전 센터장은 22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학의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ㆍ태평양연구소에서 공개 강연에 나서 "북한은 모든 유엔 제재 해제를 원한다. 이것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한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남북 프로젝트의 재개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종전선언의 확보를 원한다. 북한은 또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North also wants to be recognized as a nuclear state)"며 "북한은 막판에는 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을 위해 관계를 개선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북한에서의 '김씨 가문'의 지배를 계속 보장하기 위해 오래 지속하는 평화 메커니즘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중 북한이 원하는 사항으로 핵보유국 인정이 거론된 것이 눈길을 끈다. 함께 언급된 제재 해제와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종전선언, 북미관계 개선, 체제보장 등을 북한이 원한다는 것은 대체로 알려져 있지만, 핵보유국 인정은 지금까지 북미 협상에서 거론된 적이 없는 사안이다.
이날 강연의 전체 맥락에서 볼 때 김 전 센터장의 발언은 북한이 지금 핵보유국 인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뜻이라기보다 비핵화 의지로 북미 대화를 추동해 나가는 한편, 압박수단으로 핵보유국 인정을 거론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전 센터장은 강연 초반에 지난해 4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CIA 국장과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난 상황을 자세히 소개하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확언했을 뿐만 아니라 북미 관계 개선 필요성도 강력하게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 아이들이 핵을 지닌 채 평생 살아가길 원치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직접 발언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고 김 위원장의 협상 태도가 진전되고 있다는 발언을 곁들여 현재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주력하고 있음을 부각했다.
지금은 민간인 신분인 김 전 센터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 빠짐없이 수행해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면담하는 등 지난해 북미대화 재개와 지속에 핵심적 역할을 한 인사다.
그는 이날 강연을 시작하면서 미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게 개인적 의견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북미협상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사라 그의 발언에 미 정부의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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