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에이미 올슨(미국)이 동반 플레이어의 공을 이용해 이득을 봤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22일 태국 촌부리에서 열린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2라운드에서 올슨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함께 경기했다.
문제의 장면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나왔다.
먼저 쭈타누깐이 그린 밖에서 칩샷으로 공을 홀 주위로 보냈다. 이후 공 쪽으로 다가가려던 쭈타누깐은 걸음을 멈췄다.
이때 쭈타누깐과 올슨이 쭈타누깐의 공을 그린 위에 그대로 두기로 합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올슨이 역시 그린 주위에서 칩샷을 시도했는데 이 공은 내리막을 타고 내려가다가 쭈타누깐의 공을 맞고 방향을 바꿔 홀 가까운 곳에 멈춰섰다.
만일 쭈타누깐이 공을 마크한 뒤 집어 들었거나, 곧바로 퍼트했더라면 올슨의 공은 한참 더 굴러 내려갈 판이었다.
결국 올슨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선두 신지은(27)에게 2타 뒤진 공동 5위에서 3라운드를 시작하게 됐다.
쭈타누깐도 원래 자리로 공을 옮겨 놓은 뒤 버디를 기록했다.
쭈타누깐으로서는 손해 볼 일이 없었고, 올슨은 이득을 본 셈이다.
올슨은 자신의 공이 쭈타누깐의 공을 맞고 홀 가까운 곳에 멈춰 서자 쭈타누깐을 향해 합장한 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고, 둘은 잠시 후 주먹을 맞부딪히며 기뻐했다.
골프채널 등 미국 골프 전문 매체들은 이 장면을 문제 삼았다.
골프 규정 15-3에 보면 '둘 이상의 플레이어들이 자신들 중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볼을 그대로 두고 플레이하기로 합의한 후 그 누군가가 그 볼을 그대로 둔 채 스트로크를 한 경우, 그렇게 합의한 플레이어들은 각각 일반 페널티(2벌타)를 받는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올슨과 쭈타누깐의 플레이는 이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둘 다 페널티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골프 다이제스트는 "두 선수가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알기는 어렵다"면서도 "의도야 어찌 됐든 올슨이 이득을 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 샷이 상금으로 직결되는 골프에서 공정한 장면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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