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심장 판막 건강, 면역 '대식세포'에 달렸다

입력 2019-02-23 10:56  

평생의 심장 판막 건강, 면역 '대식세포'에 달렸다
미 UCLA 연구진 "배아 심장 관서 유래한 대식세포 발견"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배아 단계의 심장 관(embryonic heart tube)이 혈 전구 세포(blood progenitor cells)를 만들고, 여기서 형성된 대식세포(acrophages)가 평생 심장 판막의 건강을 관리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미국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선천적 결함이나 노화, 질환 등으로 생기는 '심장 판막 이상' 치료에 획기적 전기가 될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의 나가노 아츠시 교수팀이 주도했고, 연구보고서는 생물학 저널 '세포 발달(Developmental Cell)' 인터넷판에 실렸다. 분자생물학과 발달세포학을 전공한 나가노 교수는 이 대학의 재생의학·줄기세포 연구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이 대학이 배포한 온라인(www.eurekalert.org) 보도자료에 따르면 배아 단계에서 혈 전구 세포가 생성한 대식세포는 심장 판막의 형성과 유지에 필수적인, 특화된 잉여 세포 처리 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식세포가 심장 판막에 존재한다는 연구결과는 이전에도 나왔다. 하지만 대식세포가 심장 판막의 잉여 세포를 먹어치움으로써 판막을 아주 얇고 고 효율적인 구조로 유지한다는 건 처음 밝혀진 사실이다.
나가노 교수는 2013년 배아 단계의 심장 관이 혈 전구 세포(blood progenitor cells)를 생성한다는 걸 동물실험에서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인간의 심장엔 개폐를 반복하며 혈액의 흐름을 제어하는, 종잇장처럼 얇은 구조의 판막이 네 개 있다. 이 판막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다른 신체 부위로 가는 혈류에 문제가 생겨 심장의 부담이 가중되고 급기야 심부전, 뇌졸중, 돌연사 등으로 이어진다.
심장 판막 성형이 불가능한 환자는 판막 자체를 교체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금속 판막으로 바꾸는 것인데 반영구적이지만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소나 돼지의 조직으로 만든 판막을 쓰는 것인데 10년 내지 15년 주기로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나가노 교수는 "심하게 손상된 심장 판막은 고칠 수 없어 교체 수술이 유일한 선택"이라면서 "이젠 부담이 훨씬 덜 한 새로운 치료법을 찾을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나가노 교수가 발견한 혈 전구 세포는 몇 가지 다른 유형의 혈액과 면역세포도 생성한다. 하지만 줄기세포와 다른 점은, 평생 자기재생 능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혈 전구 세포는 사실, 배아의 심장 관 이외 부위에서 훨씬 더 많이 생긴다. 연구팀은 다른 부위에서 생긴 혈 전구 세포를 활용하는 가능성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하지 않았다. 배아 단계의 심장 관은 발생 후 수일 안에 형태가 바뀌고 박동을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배아 전체의 혈액과 면역세포가 심장 관으로 흘러들어왔다가 빠져나가기를 반복해 혈액의 원래 출처를 분간하기 어렵다.
그래서 연구팀은 실험 생쥐의 심장 관을 혈액 분출과 성장을 시작하기 전에 절제했다. 심장 관 이외 부위의 혈액과 면역세포가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심장 관에서 만들어진 혈 전구 세포가 대식세포를 생성하는 순간은 이렇게 관찰됐다.
그럼 배아 단계의 심장 관에서 유래한 대식세포만 이런 기능을 하는 걸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연구팀은 아예 혈 전구 세포의 대식세포 생성을 차단하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봤다. 그랬더니 다른 대식세포는 혈류를 타고 심장으로 옮겨와도 판막의 재건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배아 단계의 심장 관에서 유래한 대식세포만 심장 판막은 얇고 말끔한 상태로 유지했다.
나가노 교수는 "심장 관에서 생긴 대식세포는 심장 판막의 형성뿐 아니라 평생에 걸친 판막의 보수와 유지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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