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더그아웃 떠난 2년 동안 '인내' 배웠죠"

입력 2019-02-23 12:04  

염경엽 감독 "더그아웃 떠난 2년 동안 '인내' 배웠죠"
"거포·강속구 군단 기조 유지하면서 더 짜임새 있는 팀으로"



(비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저는 한 명이고, 선수는 수십 명입니다. 제가 바뀌는 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염경엽(51) SK 와이번스 감독에게 '사령탑 교체가 찾아올 변화'를 묻자 "최소한"이란 답이 돌아왔다.
트레이 힐만 현 마이애미 말린스 코치가 지휘봉을 잡은 2년(2017∼2018) 동안 염경엽 감독은 단장으로 힐만 전 감독을 측면 지원했다.
이제는 사령탑으로 현장을 이끈다.
감독이 바뀌면 팀 분위기가 달라진다. '힐만의 SK'와 '염경엽의 SK'는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23일(한국시간) SK가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만난 염 감독은 "감독인 내가 SK 야구에 적응할 것"이라며 '소폭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힐만 감독이 현장을 이끌고, 내가 단장이었을 때도 SK는 '현장과 구단이 대립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추구했다. 힐만 감독을 보고 많이 배우기도 했다"며 "손차훈 단장과 나도 '함께' 뛸 생각이다. SK는 확실한 방향을 설정했다. 그 연장선 위에 내가 있다"고 말했다.
'힐만의 SK'는 선 굵은 야구를 했다. SK 프런트도 신인 드래프트 등에서 거포 자원과 강속구 투수를 지명하는 등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염 감독은 "팬들이 가장 환호하는 건, 홈런과 빠른 공 아닌가.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야구를 하고 싶다"며 "내가 히어로즈 감독일 때도 번트 등 작전을 많이 내지 않았다. 이런 부분은 SK가 추구하는 야구와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 굵은 야구'도 이기지 못하면 흥미를 잃는다. 힐만 전 SK 감독도 2018년 포스트시즌에서는 '스몰볼'을 선택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대업을 이뤘다.



염 감독도 '승리'의 중요성을 잘 안다.
그래서 택한 '소폭의 변화'가 적극적인 주루다.
염 감독은 "히어로즈 감독일 때부터 '주루'를 강조했다. 번트를 잘 대고, 지나칠 정도로 의식적인 팀 배팅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상대가 방심하면 누구나 뛸 수 있는 야구를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인 주루의 수혜자는 타자다. 상대 배터리가 'SK는 언제든 뛸 수 있는 팀'이라고 의식하면 타자와의 승부가 단순해질 수 있다"며 "또한, 그동안 홈런으로 인한 득점 비율이 높았던 팀을 더 강하게 만들 방법이기도 하다. 득점을 낼 방법이 늘어나면 상대는 더 괴롭지 않겠나. 기존 SK의 토대 위에 '짜임새 있는 야구'를 더할 생각"이라고 설명을 더 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뛰라"고 주문하지만, 정작 자신은 히어로즈를 이끌던 때보다 소극적인 사령탑이 됐다.
그는 "4년 동안(2013∼2016년) 감독으로 팀을 이끌 때 몰랐던 것들을 단장으로 2년(2017∼2018년) 일하면서 많이 깨달았다. 지난 2년은 내 리더십의 단점을 발견하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며 "다시 감독이 되면서 '인내해야 한다'는 걸, 나 자신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는 나 자신과 싸움이다"라고 웃으며 "예전 같으면 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한마디를 했을 상황에도, 일단 말을 아낀다. 내가 코치와 소통하고, 코치가 선수와 소통하고, 선수와 선수가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2007∼2010년, 4시즌 동안 3차례 우승하며 '왕조'를 이뤘다. 2018년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 부활의 기틀을 마련했다.
염 감독의 꿈은 더 크다.
그는 "SK가 KBO리그 트렌드를 주도하는 팀이 되길 바란다. 최근 우리 팀은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고,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많은 사람의 노력이 결실을 보도록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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