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4] 빨라지는 '하노이시계'…의제·의전논의 급피치

입력 2019-02-23 20:50  

[북미회담 D-4] 빨라지는 '하노이시계'…의제·의전논의 급피치
비건-김혁철 사흘연속 의제협상…의전담당 김창선, 오랜만에 회담장후보지 찾아
김정은 방베 형식 '공식우호방문' 발표…전용열차 평양출발 보도도


(하노이=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4일 앞둔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북한과 미국, 베트남의 숨가쁜 움직임이 쉴새없이 이어졌다.
회담의 두 축인 의전과 의제 관련 협상이 탄력을 받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회담의 열기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먼저 정상회담 합의문에 들어갈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논의하는 '의제' 부문에서 감지됐다.
이날 오전 9시께 '파르크 호텔'에서 시작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의제' 실무협상 사흘째 첫 회동이 한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마무리된 것이다.
한번 앉으면 4∼5시간 가량 걸렸던 앞선 협상들과 달리 이날 짧게 첫 접촉이 마무리되면서 일부 쟁점 사안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비건 대표가 오전 협상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호텔을 나서면서 취재진에 엄지를 치켜드는 등 이전에 좀처럼 보여주지 않던 여유있고 자신있는 모습을 보인 점도 이와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형식의 '국빈방문'(state visit) 여부에 관심이 쏠리던 상황에 '공식 우호 방문'(official friendly visit)이라는 베트남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이날 오후 다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을 찾았다.

앞서 김 부장 등 의전팀 인사들은 지난 16일 하노이 도착 후 닷새 연속 메트로폴 호텔을 찾았으나 김혁철 대표가 중심이 된 '의제'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지난 사흘 동안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당초 이 호텔은 북한 측 숙소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최근에는 정상회담장으로 낙점되는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김 부장이 다시 방문한 만큼 이는 회담장 시설을 최종 점검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실제 김 대표와 동행한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이 호텔 내부의 '컨퍼런스&비즈니스 센터'를 방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부장의 외출과 비슷한 시점에 김혁철 대표는 다시 파르크 호텔로 향해 낮 동안 상부의 '지침'을 받고 다시 협상에 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여기에 더해 이날 저녁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도'를 통한 평양 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노이는 본격적인 '북미정상회담 모드'로 들어가는 듯한 양상이다.
이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북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오후 5시에 전용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해 하노이로 향했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 정상회담까지 나흘의 시간이 있고 지난 6·12 정상회담 당시에도 회담 직전까지 북미 양측의 합의문 조율을 펼쳤던 점을 고려하면 북미간의 밀고 당기기는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한편, 전날 하노이에 도착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국 측 당국자들은 수석대표 및 실무급에서 면담 등을 통해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협의 일시나 방식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 대표단은 일단 24일 오후까지는 미국 측과의 협의에 집중할 방침이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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