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협상 나흘째 오전 협상없이 '숨고르기' 한 뒤 오후에 2시간30분 '대좌'
영변 포함 북핵 프로그램 동결·폐기와 상응조치 놓고 치열한 밀당
(하노이=연합뉴스) 이상현 김효정 정빛나 기자 =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4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나흘째 '의제' 관련 실무협상을 가졌다.
양측이 20일 오후 현지에 도착해 21일 처음 회동한 것을 시작으로 일요일까지 쉼없이 나흘 연속 대좌한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D-3'인 이날 김 대표와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현지시간)부터 5시까지 비건 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에서 실무 협상을 진행했다.
이날도 북한 측에서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 등이 동행했다.
협상 사이에 북한 측 실무진으로 보이는 인사가 홀로 차량에 탑승, 북한 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로 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상부에 진척 상황을 설명하고 '재가' 등을 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이날 오전은 협상 상황 중간 점검 및 개인 일정 등의 시간을 갖고 오후 협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비건 대표가 현지 성당을 방문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실무협상이 시기적으로 '중-후반전'에 돌입한 가운데, 양측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정상 합의문에 어떻게 표현할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추정된다.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북한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의 동결 또는 폐기 조치와 연락사무소 개설, 평화선언, 제재 예외 적용을 통한 남북경협 허용 등을 협상탁에 올려 놓고 양측은 치열한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양에서 열차편으로 하노이를 향해 출발한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행도 임박하는 등 양국 '정상'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상황이어서 양측은 협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측은 21일 오후와 22일과 23일 낮과 저녁에도 비건 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에서 만나 총 16시간 가량에 걸친 '마라톤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23일에는 짧은 오전 협상 이후 비건 대표가 취재진에 엄지를 치켜드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중요한 진전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양측 모두 이번 회담에서 최대한의 구체적인 성과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때처럼 막판까지 합의문 조율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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