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그간 연례적으로 발행했던 반미(反美) 우표를 올해 발행하지 않는다는 우표발행계획서 원본이 공개됐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에서 체육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상현 태인 대표이사는 25일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민화협 회의실에서 2019년 북한의 공식 우표발행계획서 원본을 공개하고 "올해는 반미 우표 발행 계획이 빠져있다"고 밝혔다.
그간 북한은 6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를 반미공동투쟁 월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군중 집회를 열며 반미 우표를 발행해왔다.
북한 우표 전문가인 이 위원에 따르면 북한의 반미 우표는 1952년 6월 4일에 최초 발행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6월 25일까지 66년간 총 62종이 발행됐다.
특히, 핵·미사일 실험으로 북미 사이에 대립이 극에 달한 2015∼2018년 4년 연속으로 북한에서 원색적인 비난 문구와 도안이 담긴 반미 우표가 발행됐다고 이 위원은 설명했다.
이 위원은 "북한은 작년에 4종의 반미 우표를 발행했으나 1차 북미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자 판매를 중지하기도 했다"면서 "올해는 우표발행계획에서 반미 우표 발행 계획을 아예 제외함으로써 발행 중지를 사실상 공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대미 관계개선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위원은 "대북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우표는 북한 정부의 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더구나 외교적 수사가 아닌,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실천적 계획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이번 반미 우표발행 중단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2019년 우표발행 계획에는 반미 기조의 우표발행은 빠지는 대신, 3건의 반일 관련 우표들이 등장한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북한의 외교적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기념 우표를 발행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2차 북미정상회담 기념 우표를 발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