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강하고 유연한 '금속·고무 결합' 복합섬유 개발

입력 2019-02-25 15:17  

[사이테크 플러스] 강하고 유연한 '금속·고무 결합' 복합섬유 개발
미국 연구팀 "'갈륨심+고무껍질' 섬유 개발…소프트로봇 등 적용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연구진이 중심에 금속심(metallic core)을 넣고 주위를 탄성이 우수한 고무로 둘러싸는 방법으로 금속의 강도(strength)와 고무의 탄성(elasticity)을 모두 갖춘 복합섬유를 개발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화학·바이오분자공학과 마이클 디키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서 "금속 갈륨 선으로 만든 심을 고분자(SEBS)로 감싼 복합섬유를 만들었다"며 이 섬유를 소프트 로봇이나 다양한 용도의 차세대섬유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키 교수는 "이 복합섬유는 고무밴드와 금속 선을 합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고무밴드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길게 잡아 늘일 수 있지만 금속 선은 잡아 늘이려면 큰 힘이 필요하지만 늘어나기 전에 끊어져 버린다"며 "이 복합섬유는 고무밴드와 금속 선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성 고분자가 갈륨 금속 선을 둘러싼 이 복합섬유는 힘을 받으면 처음에는 금속 때문에 강한 강도(strength)를 보이다가 계속해서 더 큰 힘이 가해지면 금속 선이 조각조각 끊어지면서 표면의 고분자가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섬유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연구진은 "이는 뼈를 피부가 둘러싸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며 "사람이 골절상을 입었을 때 피부조직이 늘어나 형태를 유지하면서 부러진 뼈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디키 교수는 "내부의 금속 선이 끊어질 때마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에너지가 주위 섬유에 흡수되면서 소멸한다"며 "이 복합섬유는 잡아 늘일 때 단순히 두 조각으로 뚝 부러지는 게 아니라 금속 선이 여러 차례 끊어지면서 원래 길이의 7배까지 늘어난다"고 말했다.
특히 복합섬유에 사용된 갈륨은 전도성 금속이어서 끊어지기 전까지는 전기계통에 사용될 수 있으며, 끊어졌더라도 녹는 점이 30℃로 낮은 갈륨을 녹이면 다시 연결되면서 전도성이 회복돼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
디키 교수는 "금속과 고분자의 결합이라는 개념 증명을 위해 갈륨을 사용했고, 다른 금속 선이나 고분자를 사용하면 다른 기계적 특성이나 기능성도 부여할 수 있다"며 "이런 섬유들을 소프트 로봇이나 다양한 용도의 섬유를 만드는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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