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갈륨심+고무껍질' 섬유 개발…소프트로봇 등 적용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연구진이 중심에 금속심(metallic core)을 넣고 주위를 탄성이 우수한 고무로 둘러싸는 방법으로 금속의 강도(strength)와 고무의 탄성(elasticity)을 모두 갖춘 복합섬유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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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화학·바이오분자공학과 마이클 디키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서 "금속 갈륨 선으로 만든 심을 고분자(SEBS)로 감싼 복합섬유를 만들었다"며 이 섬유를 소프트 로봇이나 다양한 용도의 차세대섬유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키 교수는 "이 복합섬유는 고무밴드와 금속 선을 합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고무밴드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길게 잡아 늘일 수 있지만 금속 선은 잡아 늘이려면 큰 힘이 필요하지만 늘어나기 전에 끊어져 버린다"며 "이 복합섬유는 고무밴드와 금속 선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성 고분자가 갈륨 금속 선을 둘러싼 이 복합섬유는 힘을 받으면 처음에는 금속 때문에 강한 강도(strength)를 보이다가 계속해서 더 큰 힘이 가해지면 금속 선이 조각조각 끊어지면서 표면의 고분자가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섬유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연구진은 "이는 뼈를 피부가 둘러싸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며 "사람이 골절상을 입었을 때 피부조직이 늘어나 형태를 유지하면서 부러진 뼈를 보호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디키 교수는 "내부의 금속 선이 끊어질 때마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에너지가 주위 섬유에 흡수되면서 소멸한다"며 "이 복합섬유는 잡아 늘일 때 단순히 두 조각으로 뚝 부러지는 게 아니라 금속 선이 여러 차례 끊어지면서 원래 길이의 7배까지 늘어난다"고 말했다.
특히 복합섬유에 사용된 갈륨은 전도성 금속이어서 끊어지기 전까지는 전기계통에 사용될 수 있으며, 끊어졌더라도 녹는 점이 30℃로 낮은 갈륨을 녹이면 다시 연결되면서 전도성이 회복돼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
디키 교수는 "금속과 고분자의 결합이라는 개념 증명을 위해 갈륨을 사용했고, 다른 금속 선이나 고분자를 사용하면 다른 기계적 특성이나 기능성도 부여할 수 있다"며 "이런 섬유들을 소프트 로봇이나 다양한 용도의 섬유를 만드는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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