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암 유발' 세포 성장인자 산출기술 첫 개발"

입력 2019-02-25 17:04  

美연구진 "'암 유발' 세포 성장인자 산출기술 첫 개발"
일리노이대 연구진 "세포 신호체계 이해 큰 진전"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건강하든 병들었든 상관없이 인간 세포가 발현하는 행동과 제반 과정은, 세포의 표면 수용체와 결합하는 '성장인자(growth factor)' 분자의 지배를 받는다. 예를 들면 세포의 분열, 이동, 자멸(apoptosis) 시기 등을 지시하는 게 바로 성장인자다.
성장인자의 수위가 너무 높거나 낮아, 세포가 성장인자의 지시에 균일하게 반응하지 못하면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이 생길 수 있다. 과학자들이 개별 세포에 얼마나 많은 성장인자가 달라붙는지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세포에 진입하는 성장인자의 수량을 첨단 나노 기술로 산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 관한 보고서는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실렸다.
이 대학이 24일(현지시간) 배포한 온라인(www.eurekalert.org) 보도자료에 따르면 새로 개발된 기술은, 10㎚의 적외선 형광 양자점(infrared fluorescent quantum dot)을 각 성장인자에 표시해 3차원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1nm는 10억분의 1m로 머리카락 두께의 5만분의 1이나, 수소 원자 지름의 10배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삼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세포에 얼마나 많은 표피성장인자(EGF)가 붙어 있는지 이 기술로 세어 봤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정상 수용체 3개가 탈락한 것으로 아프리카계 여성한테 상대적으로 많이 생긴다.
EGF 발현을 억제하는 약제의 효과도 시험했다. 이 약제를 투여한 상태에서 양자점 표지를 붙인 EGF를 유방암 세포에 주입하고, 약제를 쓰지 않은 상태와 비교했다.
그랬더니 EGF의 세포 결합과 약제의 효험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 EGF 결합이 많을수록 약제의 효험은 떨어졌다.
통상 EGF는 세포에 분열 신호를 전달해 성장을 유도한다. 그런데 많은 유형의 암이 EGF 수용체에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이 대학의 앤드루 스미스 생명공학 교수는 "세포들은 성장인자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단 한 개의 분자가 전체 세포 행동에 큰 변화를 초래할 정도"라면서 "개별 세포와 성장인자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처음 입증한 이번 연구가 세포 신호체계의 더 많은 이해와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석저자를 맡은 푸옹 래 박사 과정 연구원은 "양자점을 선택한 이유는 유기염료 같은 다른 형광검사 화합물보다 훨씬 발광량이 많고, 화학 성분을 바꾸면 파장조절도 가능했기 때문"이라면서 "근적외선 파장의 양자점을 쓸 때 가장 정확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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