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대 행동' 원칙 강조…"북미 협상 진전되면 6자회담 유용해질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의 최후통첩성 강경노선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혼란한 세계에서의 국제 협력' 주제 국제회의에 참석해 연설하며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그것이 결코 해결된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을 시작하며 취했던 최후통첩성 강경노선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밝혔듯이 이는 북한의 핵프로그램과 관련되는 모든 것을 완전히 폐기하고 그런 뒤 소위 '북한만의 비핵화' 뒤에야 제재 완화 문제를 검토한다는 요구인데 그것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난 2017년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제안한 한반도 문제 해결 '로드맵'에서 제시했던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따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상대가) 당신에게 양보를 했으면 당신은 반드시 그 상대를 향한 행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는 이어 북미 협상에서 진전이 이루어지고 나면 동북아 안보 체제 구축을 위해 6자회담 틀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동북아 정세는, 특히 한반도 핵문제 등으로 단순하지 않다"면서 "장기적 안정화와 관련한 과제는 훨씬 광범위하며 이는 역내 평화·안보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한반도 핵문제 관련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을 당시 회담 틀 내에서 조율된 목표 가운데 하나"라면서 "현재 회담이 중단됐지만, 그 잠재력은 당연히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 간 양자 채널에서 진전이 이루어지면, 특히 평화와 안보 문제와 관련한 협상을 포함한 6자회담 틀은 아주 아주 유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브로프는 러-중 '로드맵'도 바로 6자(남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를 포함한 관련국들의 동북아 평화체제 논의를 상정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구축을 상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6개국 모두와 주변 지역이 자신을 스스로 안전하게 느끼고, 신뢰할 수 있는 합의가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러-중 로드맵이 제안한 '행동 대 행동' 원칙이 미국 내에서 받아들여 지기 시작했다면서 "러시아 외무 차관 이고리 모르굴로프와 미국 파트너 간 접촉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이틀 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북미)회담의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해 자문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24~25일 베트남을 방문하고, 26일엔 중국을 찾아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회담하면서 한반도 문제, 베네수엘라 사태, 시리아 내전 상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