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밍 본부장 "중국 기술 어떻게 다룰지는 안보에 필수적인 부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보기관의 수장이 화웨이 등 중국 기술기업 장비 이용에 따른 기회와 위협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5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제러미 플레밍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 본부장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GCHQ는 영국의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 화웨이의 이동통신 장비가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릴 장치)를 몰래 만들어 나중에 중국 정부의 지령에 따라 기밀을 훔칠 수 있다며 동맹국들에 이를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다폰, EE 등 영국 이동통신업체들은 그동안 5세대(G) 이동통신망과 관련해 화웨이와 협력해왔지만, 보안 문제가 제기되면서 정부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GCHQ 내 조직인 국립사이버보안센터(NCSC)의 시아란 마틴 센터장은 최근 영국이 아직 5G 국가 네트워크와 관련한 안보 정책을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에 따른 보안 위협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 미국과의 공조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플레밍 본부장은 "우리는 중국의 기술 제공에 따른 기회와 위협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공급자가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공급망과 서비스 제공의 글로벌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기술 인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의 확장을 허용할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우리의 자주권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정부가 결정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어떻게 다룰지는 단순히 5G 네트워크 구축을 넘어서 번영과 안보에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플레밍 본부장은 이동통신 부문에서 취약성이 있으면 악용될 수 있다며 사이버 안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의 궈핑(郭平) 회장은 전날인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 2019' 개막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장비에 결코 백도어를 허용한 적이 없으며, 지금도 허용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화웨이는 중국법뿐만 아니라 우리가 영업하는 나라의 법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면서 "화웨이는 우리가 영업하는 나라의 어떤 규칙과 규제도 위반하지 않을 것이며, 위반하려 시도하지 않을 것이며, 위반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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