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 과이도 지지확인…리마그룹 "무력없이 정권이양해야"(종합)

입력 2019-02-26 09:06  

美, 베네수 과이도 지지확인…리마그룹 "무력없이 정권이양해야"(종합)
펜스 美부통령 "모든 옵션 고려" 군사개입 염두…親마두로 주지사 4명 제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운동을 벌이는 베네수엘라의 우파 야권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고 군사개입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둔 채 마두로 정권 핵심인사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브라질 등 리마그룹 회원국들은 마두로의 즉각적인 퇴진과 무력사용 없는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촉구하면서 미국의 군사개입 등 무력에 의한 사태 해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리마그룹 회의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자유가 복원될 때까지 계속해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리마그룹은 베네수엘라 사태의 평화적 해법을 논의하려고 캐나다와 중남미 13개국 등 14개 미주 국가가 2017년 구성한 외교 모임이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주말 경제적으로 황폐해진 베네수엘라에 필요한 식량과 약품을 이송하려는 시도 중에 발생한 비극적인 폭력은 과이도에 대한 미국의 지지 결심을 한층 강화시켰다"며 과이도 의장에게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옵션은 탁자 위에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베네수엘라의 악몽이 끝나 베네수엘라가 다시 한층 자유로워지고, 국민이 자유의 새로운 탄생을 볼 날이 곧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동맹국들에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통제하는 국영 석유 기업 PDVSA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고 베네수엘 정부 소유의 자산을 과이도 임시 정부에 이양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마두로 정권 핵심 인사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제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를 도우려고 이미 1억3천900만 달러 상당의 원조를 제공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인들이 경제난을 피해 이웃 국가로 대량 탈출하는 문제에 직면한 인근 국가들을 돕기 위해 추가로 5천600만 달러어치의 구호품을 보낼 계획이라고도 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펜스 부통령이 리마그룹 회의서 마두로 정권 고위인사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한 직후 미 재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마두로 정권 측 주지사 4명을 상대로 미국에서의 상업적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금융 제재를 발표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며칠 내로 마두로 정권의 금융 네트워크에 대해 한층 강력한 제제를 발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6일에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보고타에 도착한 후 과이도 의장을 비롯해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만나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조율했다.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가 마음대로 권력을 강탈한 것이 미주 대륙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면서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에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의 옆자리에 앉은 과이도 의장은 구호품 반입을 놓고 주말 동안 발생한 유혈 사태를 '대학살'로 규정하고 참석자들에게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묵념을 요청하기도 했다.
과이도 의장은 금주 중 베네수엘라로 되돌아 갈 계획이다. 대법원의 출국 금지 조치에도 콜롬비아로 향한 그는 지난 22일 베네수엘라 군이 콜롬비아 국경을 넘는 것을 도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카를로스 올메스 트루히요 콜롬비아 외교부 장관은 리마그룹을 대신해 "과이도와 그의 가족, 친척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신뢰할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과이도 의장은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미국 등 서방 각국에 "마두로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모든 옵션을 고려해달라"고 촉구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들이 구호품 반입을 둘러싼 유혈 사태를 계기로 미국 등 외국의 군사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에서 선회해 국제사회에 마두로 대통령 정권에 대한 무력사용을 고려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그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칠레, 페루, 브라질 등 대다수 중남미 국가는 미국의 군사개입에 부정적이다. 중남미에서는 과거 군부 독재 정권에 대한 미국의 지원과 내정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정서가 강하다.
군 장성 출신인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은 이날 "리마그룹 중 누구도 군사적 해법을 지지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에 인도적 원조를 전달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전했다.
모우랑 부통령은 또 글로보 케이블 뉴스채널인 글로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상황에서라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하기 위해 우리 영토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의 대변인도 이날 "군사적인 개입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역시 평화적인 베네수엘라 위기 해결을 촉구하며 무력을 사용하려는 유혹에 대해 경고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평화롭고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무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이성과 법으로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리마그룹 회의는 과이도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다음 조치들을 논의하려고 열렸다.

리마그룹은 폐막 공동성명에서 마두로가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규정하고 마두로의 즉각적인 퇴진과 무력사용 없는 민주적인 정권 이양, 자유 선거를 요구했다.
공동성명은 "베네수엘라인들이 스스로 평화적인 방식으로 헌법과 국제법의 테두리 안에서 민주주의로의 정권 이양을 실행해야 함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다.
리마그룹은 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네수엘라 정부가 원조 봉쇄를 위해 자행한 유혈 사태를 '인류에 대한 범죄'로 선언하고 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동안 마두로 정권에 대한 강경한 결의에 기권하는 등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멕시코, 코스타리카, 가이아나, 세인트루시아 등 4개국은 이번 리마그룹 회의에 불참했다.
과이도 의장이 미국 등 국제사회가 제공한 원조 물품의 반입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 23일을 전후로 베네수엘라에서는 대규모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콜롬비아, 브라질 접경 지역에서 구호품 반입을 시도하는 야권과 반정부 운동가, 자원자 등을 향해 군경이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발포하는 등 강경 진압하면서 최소 4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
최소 167명의 베네수엘라 군경과 그 가족이 지난 23일 구호품 반입을 둘러싼 유혈 충돌 사태가 벌어진 이후 투항했다고 콜롬비아 이민당국은 밝혔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서는 과이도 의장이 유력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작년 대선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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