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안일에 분노하며 최고 위해 노력…부조리와 싸워야"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제게는 원대한 꿈이 없는 대신 '분노'가 있었습니다. 분노가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방탄소년단'을 세계적 스타로 키워낸 방시혁(47)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3회 전기학위수여식에서 한 축사에서 모교 후배들에게 '분노의 힘'을 강조했다.
1997년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방 대표는 "'위대한 탄생'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참가자들에게 분노를 폭발하는 제 모습을 기억하실 것"이라며 "굉장히 비호감이죠?"라고 청중들에게 물으며 축사를 시작했다.
방 대표는 "이제는 그렇게 분노를 폭발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지만, 그 모습이 제가 '불만 많은 사람'이라는 걸 설명하기에 좋은 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저는 최고가 아닌 차선을 택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여러 상황을 핑계로 적당한 선에서 끝내려는 관습과 관행에 화를 냈다"며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명으로 타협 없이 하루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달려왔다"고 회상했다.
또 "제가 종사하는 음악 산업이 처한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았고, 그것들에도 분노했다"며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와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화내고, 아직도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앞으로 졸업생들의 여정에는 부조리와 몰상식이 많이 놓여있을 것이다"며 "여러분도 분노하고, 부조리에 맞서 싸워 사회를 변화시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정의한 것이 아닌, 남이 만들어 놓은 '목표'와 '꿈'을 무작정 따르지 말라"며 "상식에 기초한 꿈을 키우고, 이를 좇아 사회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졸업식사에서 졸업생들에게 사회적 책무를 다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 것을 강조했다.
오 총장은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 출신이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서울대 출신은 자기밖에 모른다'는 말은 총장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공동체를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나라를 위해 각자 나름대로 기여하며 서울대 출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시류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집중하며 자신이 설정한 성취를 이룰 때까지 매진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학사 2천439명, 석사 1천750명, 박사 730명 총 4천919명이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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