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영국이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2월을 맞이하면서 때이르게 봄기운이 무르익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 보도했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웨일스의 트로스고드의 기온은 이날 오전 20.3℃를 기록하고 오후에는 20.6℃까지 올라갔다. 런던의 낮 최고기온도 이에 버금가는 19.8℃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겨울의 기온이 20℃를 넘어선 것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종전의 2월 최고 기온은 1998년 런던의 19.7℃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웨일스의 기온이 20℃를 넘어선 것은 지리적 영향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웨일스 산맥 동편을 넘어 서편으로 하강하면서 더워진 때문이라는 풀이다.
이달초 영국 전역의 기온이 영하를 맴돌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날씨다. 지난해 2월말과 3월초 사이에 영국의 여러 지역에는 폭설이 내렸고 일부 지역에는 폭풍이 몰아친 바 있다.

영국 기상청은 금주말에는 예년 기온을 10℃ 가량 웃돌면서 전국적으로 봄날 같은 느낌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가디언은 베팅 업체들이 벌써부터 올해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 찾아올 가능성을 따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책정된 배당률은 5/2(2.5배)로, 2유로를 걸면 원금과 함께 5유로를 덤으로 챙길 수 있지만 틀리면 원금 2유로를 베팅업체에 바쳐야 한다는 의미다. 분자가 분모보다 작을수록 적중 확률은 높다.
이상 고온에 대해 런던정경대(LSE) 기후변화경제정책 센터의 봅 우드워드 연구원은 따뜻한 날씨는 통상적으로 반가운 것이지만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수백명이 숨진 것과 같은 추세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2년은 심한 홍수가 발생하는 등 기록적으로 습한 겨울을 맞이한 바 있다고 밝히면서 이는 영국의 기후가 급변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조짐이라고 우려했다.
캐롤라인 루카스 녹색당 의원도 "나도 여느 시민들처럼 많은 햇빛 아래에서 오후를 보내고 싶지만 정상적이 아니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 각지에서 전례없는 폭염을 겪었고 지난 1월 호주에 최악의 폭염이 지속된 것을 상기시키면서 "정상적 기온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 인식은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루카스 의원은 그러면서 정부가 긴급히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녹색 일자리를 원하는 모두에게 이를 제공하며 기후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경제 체질을 바꾸는 등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