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에 '불편한 질문' 美방송사 앵커 3시간 억류 뒤 추방

입력 2019-02-27 02:04  

마두로에 '불편한 질문' 美방송사 앵커 3시간 억류 뒤 추방
유니비전 호르헤 라모스 "쓰레기통 뒤져 음식 먹는 동영상 보여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 미국 방송사 앵커가 마두로 대통령에게 불편한 질문을 하는 바람에 잠시 억류됐다가 추방됐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스페인어 지상파 TV 방송사인 유니비전 소속 앵커인 호르헤 라모스 등이 포함된 방송팀은 전날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 뒤 3시간가량 억류됐다가 풀려났다.
억류는 라모스가 인터뷰 도중 마두로 대통령에게 한 베네수엘라인이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먹는 장면이 담긴 휴대전화 동영상을 보여준 뒤 이뤄졌다.
마두로 정부는 억류와 함께 유니비전 방송팀이 녹화한 영상과 개인 소지품 등을 압수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공보부 장관은 사건 직후 "정부는 언론인들을 환영하지만 싸구려 쇼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라모스 앵커는 "마두로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부족, 고문, 정치범, 인도주의적 위기에 관한 질문 중 일부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한 젊은이가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먹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보여주자 마두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마두로에게 한 말은 수백만 명의 베네수엘라인과 전 세계의 많은 정부가 그를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닌 독재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라모스를 포함한 유니비전 방송팀 6명은 이날 추방됐다.
라모스는 "추방 명령을 받았고 정오께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탈 것"이라고 확인했다.
저명한 멕시코 출신 미 언론인인 라모스는 대립적인 질문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2015년 8월 당시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의 기자회견에서 도발적인 질문을 해 쫓겨나기도 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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