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외교위 청문회 출석 "정상회담 2~3개월에 한번씩 할수도 있어"
빅터 차 "트럼프, 너무 많이 주는 나쁜 거래 해선 안 돼"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백나리 특파원 = 여러 차례 방북해 북한과 협상한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북미 간 상세한 협상 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열린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 출석해 2차 정상회담의 성공 조건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시간표와 향후 정례적인 정상회담 일정 등을 담은 상세한 협상 틀이 마련돼야 한다"며 "실무협상과 고위급 협상, 정상회담 등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의 일정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는 것을 선호하는 걸 고려할 때 정상회담은 2∼3개월에 한 번씩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실질적이고 상세한 협상 틀이 마련되지 않으면 다음 정상회담 발표까지 북미협상이 또 답보할 수 있어 2차 정상회담이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차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이 개인적 관계를 구축하고 공동성명을 내는 성과를 냈으나 실무협상이 거의 선행되지 않아 실행 가능한 협상 틀 도출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핵무기·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핵·미사일 실험 중단, 핵기술과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 중단을 비롯해 이 모든 과정의 검증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북한은 제재 완화와 종전,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에서의 군병력 감축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합의는 점진적이어야 하며 소규모 상호조치로 나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1990년대부터 여러 차례 방북해 억류 미국인 송환 등 대북 협상을 벌였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지냈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도 청문회에 출석해 이번 회담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너무 많이 내주는 나쁜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서면 제출자료에서 이같이 말하고 "하노이 정상회담의 가장 불확실한 측면은 북한이 핵탄두를 넘길 것인지, 프로그램의 완전한 목록을 제공할 것인지, 완전한 폐기를 위한 일정표에 동의할 것인지가 아니다"라며 "북한은 그런 주요한 조처를 하지 않는 대신 작고 점진적인 양보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청문회 답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화염과 분노'의 자세에서 벗어났고, 북한에서 비핵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김 위원장 한 명뿐이라는 현실에 따라 정상외교에 투자해왔다며 "이런 일들에 대해 칭찬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이 1963년 영변 핵 단지를 조성한 사실을 언급, "그들은 반세기 넘게 이 프로그램을 구축해왔다. 완전히 비핵화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미공개된 단거리, 중거리, 중거리 탄도 미사일 기지가 20개라고 주장하며 이들 미사일 기지와 북한의 핵 비축량 등은 향후 협상 과제라고 진단했다.
차 석좌는 또 주한미군 배치, 한미 준비태세 훈련 등과 관련, "이런 것들이 북한의 일시적 이익을 위해 거래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 출범 2년이 지났지만, 북한 인권 특사를 임명하지 않았다면서 "인권 문제를 논의에 끌어들이는 것은 미국과 한국, 북한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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