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히 밝히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미래 위한 토대"
문체부, 진상조사위 활동과 진상조사 결과보고서 수록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표현과 예술의 자유를 억압하고 문화예술인들의 권리를 유린한 국가 범죄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진상을 낱낱이 기록한 백서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7일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활동과 결과물을 정리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는 본책 4권과 부록 6권으로 총 10권, 6천6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본책은 제1권 '위원회 활동 보고서', 제2권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종합보고서', 제3권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종합보고서', 제4권 '블랙리스트 사태의 총체적 조망'으로 이뤄졌다.
1~3권은 진상조사위에 참여한 민간위원들과 전문위원들이 집필을 맡았으며, 2017년 7월31일부터 2018년 6월30일까지 11개월 동안 활동한 진상조사위의 활동 내용과 진상조사 결과물, 제도개선 권고안을 담았다.
4권은 외부 전문가들이 주요 필진으로 참여해 블랙리스트 사태를 거시적이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조망했다.
부록 6권은 115건의 진상조사 결과보고서 전문을 망라했다. 1권은 기관별, 2, 3권은 공연, 4권은 문학·출판, 5권은 영화, 6권은 시각예술 및 기타 분야를 다뤘다.
백서 구성과 원고 집필은 진상조사위 활동 기간에 이루어졌다. 백서의 교정·교열 및 감수는 진상조사위 활동이 끝난 뒤 문체부 공무원과 민간 공동으로 구성된 블랙리스트 재발방지 이행협치추진단에서 담당했다.
지난해 10월 말 1차 편집이 완료된 후 관련 당사자들에게 가편집본을 열람하도록 해 이의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 3개월간의 추가 소명과 사실 재확인 과정을 거쳐 백서의 최종 수정 보완 작업을 마무리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발간사를 통해 "블랙리스트 사태는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며 "이러한 일들이 어떻게 가능했고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에 대해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미래를 위한 토대를 튼튼히 다지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기록을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반성의 거울로 삼아 창작자들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창작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진상조사위는 11개월 동안 국가적 범죄의 뿌리를 박근혜 정부를 넘어 이명박 정부로 소급하며 진상을 파헤쳤다. 이를 통해 9천 명에 달하는 문화예술인과 340여 개 단체의 피해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예술정책의 새로운 청사진이 될 근본적인 제도개선과 책임규명을 정부에 권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31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블랙리스트 관여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10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68명을 징계 또는 주의 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책임규명 최종 이행계획을 내놨다.
백서 인쇄본은 블랙리스트 피해자, 국회 등 주요 기관과 도서관, 문화예술단체 등지에 우선 배포된다. 디지털 파일은 이날부터 문체부 누리집(www.mcst.go.kr)과 진상조사위 누리집(www.blacklist-free.kr)에서 내려받아 보면 된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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