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홍역 유행에 인명피해 급증…사망자 200명 넘어서

입력 2019-02-27 09:57  

필리핀 홍역 유행에 인명피해 급증…사망자 200명 넘어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필리핀에서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홍역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인명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A)은 전날 필리핀 보건당국 자료를 인용해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3일 사이 필리핀에서 최소 1만2천736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해 20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확인되지 않은 발병사례가 있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는 이보다 더 클 수 있다.
OHCA 관계자는 "2천789명이 발병해 25명이 숨졌던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확산세가 현저하다"면서 "환자의 57%는 5세 미만 영유아"라고 말했다.
앞서, 필리핀 보건부는 이달 6일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 지역에서 홍역 집단발병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힌 데 이어 7일에는 루손섬 여타 지역과 칼리바르손, 비사야 제도 등에서도 홍역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 당국은 당분간 홍역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홍역은 고열과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영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필리핀에서 홍역이 기승을 부리는 데는 최근 들어 예방접종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실제, 올해 발생한 홍역 환자의 63%는 백신을 맞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에서는 2016∼2017년 프랑스 백신 업체가 개발한 뎅기열 예방 백신을 접종한 어린이 수십명이 뎅기열에 걸려 숨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해당 백신에 뎅기열 증상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는 결함이 있었던 탓이지만, 필리핀에선 이를 계기로 일체의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보건당국은 현재 240만명이 넘는 어린이가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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