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최장수 시의원 에드 버크(75·민주)가 부패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14선에 성공했다.
민주계 거물급 인사이자 조세 전문 변호사인 버크 의원은 26일(현지시간) 치러진 시카고 시의원 선거에서 53.8% 득표율을 거두며 도전자 타냐 파티노(28)와 제이미 구즈먼(39)을 가볍게 따돌렸다. 파티노의 득표율은 29.7%, 구즈먼 득표율은 16.5%로 집계됐다.
이로써 버크 의원은 1969년부터 50년간 지켜온 시카고 14지구 시의원 자리를 계속 유지할 기회를 잡았다. 그는 1953년부터 1968년까지 시의원을 지낸 선친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이 지역구 주민들은 66년째 버크 부자를 자신들의 대표로 뽑은 셈이다.
당선 확정 후 버크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이변이 속출한 가운데 주민들로부터 변함없는 지지를 얻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버크 의원이 시카고 최장수 시의원 기록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연방 사법당국에 달렸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작년 11월 버크 의원 사무실을 급습, 수시간에 걸친 조사를 벌인 후 컴퓨터와 서류들을 압수해갔다. 이어 연방 검찰은 지난달, 버크 의원이 정치적 위상을 이용해 기업에 부당한 요구를 하는 등 부패 행위를 했다며 공소 제기 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은 이에 더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버크 의원은 1982년부터 시의회 재정위원장 등 주요 자리를 지키며 입법과 예산 편성 및 지출에 막강 권력을 행사했다. 그는 기소된 후 재정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버크 의원은 부패의 상징 '시카고 민주당 정치머신'의 잔재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정치머신 가동을 통해 시카고 남부 출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백악관까지 보낸 숨은 공신이란 평을 듣는 동시에 그의 법률 사무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인 시카고 트럼프 타워의 조세 감면 신청 및 항소 업무를 맡기도 했다.
부인 앤 버크(74)는 일리노이 주 대법원 판사다.
버크 의원은 기소 후 보석금을 납부하고 풀려나 재판 일정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받고 있는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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