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표 도전 김진태 역시 당원투표선 오세훈 턱밑 위협
'막말 릴레이' 물의 빚은 청년최고위원 후보 김준교도 2위
(고양=연합뉴스) 김보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김진태 의원의 도전은 결국 무위로 끝났다.
하지만 황교안, 오세훈 두 강자를 상대로 2위까지 넘보며 경합한 것을 고려할 때 김 의원의 성과가 '태극기 부대'의 지지에 기댄 찻잔 속 태풍만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은 총 2만5천924표(18.9%)를 얻어 황교안 신임 대표(6만8천713표·50.9%)·오세훈 전 서울시장(4만2천653표·31.1%)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당원 투표에선 오 전 시장(2만1천963표)에 거의 근접한 2만955표를 받았다.
김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열성 지지층인 태극기 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토대로 강경한 대여투쟁을 강조한 것이 '숨은 보수'의 밑바닥 당심에 어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대를 통해 '20% 당심'을 확인한 만큼 김 의원의 당내 목소리엔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그러나 '5·18 폄훼' 논란을 일으키고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강성발언으로 국민 여론조사에선 12.1% 득표에 그쳐,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당심을 얻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민심 획득에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당 대표 경선 출마로 유예된 '5·18 폄훼' 징계와 관련, 어떤 결정이 내려지느냐는 김 의원의 향후 행보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런 김진태 의원이 공동 주최한 국회 공청회에서 5·18 유공자를 세금 축내는 괴물로 묘사한 김순례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은 이번 전대의 최대 이변으로 받아들여 진다.
김 의원은 후보 8명이 다툰 최고위원 경선에서 3만4천484표(12.7%)를 얻어 조경태 의원(6만5천563표·24.2%)과 정미경 전 의원(4만6천282표·17.1%)에 이어 3위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당초 김 의원은 여성 할당제를 놓고 또 다른 여성 후보인 정 전 의원과 겨룰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번 20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비례대표 의원이 재선의원들을 제치고 자력으로 최고위원 3위에 오른 점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런 이변에는 태극기 부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점에서 전대 기간 불거진 '한국당 우경화' 우려는 지속할 전망이다.
태극기 부대 등의 힘으로 최고위원이 된 김 의원이 '황교안 체제'에서 극우 목소리를 대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당을 위기로 내몬 '5·18 망언'을 비롯한 잦은 설화(舌禍)는 김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에 동력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김 의원 자신은 물론 중도로 확장을 꾀해야 하는 당 지도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날 전대 마지막 연설에서 '5·18 망언'에 대한 세간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은 채 "5·18 유공자명단 공개하라"라고 거듭 주장해 빈축을 산 것이 대표적 예다.
아울러 김진태 의원과 마찬가지로 이번 최고위원 경선 출마로 유예된 그의 징계 문제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김순례 의원은 이미 제명 처분을 받은 이종명 의원과 함께 '5·18 망언' 논란의 장본인이다.
따라서 김순례 의원의 징계 문제를 놓고 황교안 대표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등 경쟁 정당들은 황교안체제 출범을 축하하면서도 이들 3인방의 징계부터 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전대 기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사과까지 한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6.5%를 얻은 점도 관심을 끈다. 후보 4명이 경쟁한 청년최고위원 선거에서 김준교 후보는 당선된 신보라 의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전대를 막말로 얼룩지게 했다는 당 안팎의 비판 속에서도 그가 보여준 득표력은 김순례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과 함께 당 우경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