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야구 데이터 전문가 모집한다면서 무보수라고?

입력 2019-02-27 22:09  

롯데, 야구 데이터 전문가 모집한다면서 무보수라고?
'무보수 명예직'으로 미래발전 자문위원단 모집해 논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야구 데이터 분석 자문위원을 공개 모집한다.
현대 야구의 새로운 지표로 떠오른 '세이버메트릭스'를 구단 운영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환영받을만한 일이지만 정작 야구팬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구단에 필요한 인재를 모신다면서 '무보수 명예직' 방침을 세운 탓이다.
롯데는 지난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열린 소통을 위해 '미래발전 자문위원단'을 구성한다"고 알렸다.
롯데는 "팀을 아끼는 팬들의 조언이 구단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 시행하게 됐다"며 "열린 야구를 통한 새로운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발전 자문위원단'은 운영자문위원회 6명과 야구 데이터 분석 자문위원회 4명으로 구성된다.
그중 야구 데이터 분석 자문위원을 공개 모집한다.
3월 15일까지 공개 모집하는 야구 데이터 분석 자문위원의 자격은 만 19세 이상에 '야구 통계 데이터를 뛰어나게 활용할 줄 아는 야구 전문가'로 규정했다.
또 하나 '구단 주요정책 조언을 위한 학식, 전문지식, 경험이 풍부한 자'로 신청 자격을 한정했다.
조건은 까다롭지만 2년간 야구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서 받는 돈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롯데 측은 이들이 2년 임기 동안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동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구단에서 요청한 회의에 참석할 경우 참석 수당과 교통비를 지원한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최근 국내 구단도 야구 데이터 분석 전문가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야구 데이터의 힘을 다룬 영화도 있다. 바로 '머니볼'이다.
이 영화는 만년 꼴찌팀이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이 예일대 경제학과 출신 피터 브랜드와 함께 출루율을 분석, 팀을 월드시리즈로 올려놓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롯데가 요즘 핫한 야구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구한다면서 이에 필요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자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롯데는 내부 자유계약선수(FA) 투수 노경은과 2억원 차이로 갈라서고, 최근에는 옛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과 20만 달러 때문에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돈에 인색한 구단이라는 이미지와 겹쳐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문구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폭넓은 외부 이야기를 듣는 데 의미가 있는 자문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뭔가 심각한 연구 결과를 얻어낸 뒤에 그 방향으로 가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듣겠다는 취지다. 외부 소통 차원에서 조언을 듣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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